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통신서비스 업체가 계약 해지
손해배상 없이 되레 큰소리

등록 2007-04-02 18:58

김재섭 경제부 정보통신전문기자
김재섭 경제부 정보통신전문기자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보기]

대전 둔산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강아무개씨는 하나로텔레콤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해왔다. 속도가 빠르다고 해 가입한 그는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해 고객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받아 출력해주고, 사진을 수정해 고객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달 23일 오후 갑자기 초고속인터넷이 끊겼다.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장애 신고를 하자 대뜸 “그 동네에는 고객이 강아무개님 한 분뿐이어서 서비스를 철수하기로 했다”며, 다른 업체 것으로 바꾸란다. 고객센터 직원은 “고객님은 1년 전에 3년 약정을 하고 요금할인을 받아왔으나, 위약금은 받지 않을테니 걱정말고 해지하라”고 생색을 내기까지 했다.

이후 강씨 부부는 10여차례에 걸쳐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사정도 하고 “청와대 민원게시판에 올리고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괜히 힘빼지 말고, 어서 빨리 해지하고 다른 업체 것으로 바꾸란다. 대전지역 고객서비스 책임자를 바꿔달래 따지니까 “그 동네는 파워콤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파워콤이 회선을 잘랐다”며 책임을 파워콤으로 전가했다.

결국 강씨는 케이티 것으로 바꿨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 것을 해지하지는 않았다. 강씨는 “미리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얘기하고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될텐데, 갑자기 끊어놓고 다른 업체 것 쓰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씨는 “너무도 억울하고, 나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통신위원회와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했다”며 “하나로텔레콤의 공식 사과와 피해보상을 받아낼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우습게 보는 하나로텔레콤의 행태가 또 한명의 소비자를 ‘투사’로 만들었다. 하긴 이런 꼴을 당하고도 투사가 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하나로텔레콤은 “강씨 사진관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데 사용해온 파워콤 통신망이 갑자기 끊긴 것일 뿐, 서비스를 중단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파워콤은 “대전 지역의 통신망을 정리하다 편법으로 연결된 게 발견돼 제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통신서비스 가입도 통신업체와 이용자 사이의 계약이다.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3년 약정을 한 뒤 중간에 해지하면 위약금을 무는 것처럼, 초고속인터넷 업체는 계약기간 동안 고객에게 약속한 품질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의무를 진다. 천재지변이 아닌 상황으로 서비스를 중단할 때는 손해배상을 해주는 게 옳다. 이런 점에서 강씨에 대한 하나로텔레콤의 태도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횡포에 가깝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하나로텔레콤은 파워콤의 통신망을 편법으로 끌어다 영업에 이용한 것도 드러났다. 통신위원회의 진상조사나 하나로텔레콤의 반성을 통해, 하루 빨리 강씨를 평범한 동네 사진관 주인으로 돌려놓기를 촉구한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