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엠오아르피지홀릭
게임세상 / 게임 속에 들어온 유시시
요즘 유시시(UCC, 사용자손수제작물)가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흥행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게임회사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쥐어주는 시대는 끝났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개발자 위주의 콘텐츠 만으로는 사용자가 원하는 재미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성공한 게임은 대부분 유시시가 활성화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게임 유시시는 동영상, 만화, 소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전세계 가장 성공한 온라인게임으로 꼽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사용자들의 동영상 유시시 제작이 활발하다. 자신의 게임플레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저장해 게임 게시판에 올리고, 이를 서로 공유해 감상할 수 있다. 이중에는 수준 높은 작품도 많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도 유시시 효과를 톡톡히 본 게임이다. 게임관련 만화, 코스프레(게임 캐릭터의 의상을 직접 만들어 입는 취미활동), 각종 팬클럽 등 게임 유시시가 게임 자체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다. 일본에서는 라그나로크 팬들이 자체적으로 ‘라그나로크 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할 정도다.
이러한 유시시 바람을 타고 최근 유시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게임도 늘고 있다. 엠엠오아르피지(MMORPG) 홀릭은 게임 시나리오 외에 사용자가 직접 게임의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용자는 자신이 설계한 시나리오를 게임에 붙여나가며 전체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간다. 물론 다른 게이머들이 만든 시나리오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온라인 액션게임 스켈레탈 하운드는 보다 적극적으로 유시시를 도입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사용자들이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아예 ‘맵 생성기’를 제공했다. 사용자는 마치 블럭쌓기 놀이를 하듯 맵을 구성하고, 캐릭터를 배치하고, 함정도 설치하면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나간다. 또, 자신이 만든 게임에 상대방을 초대해 함께 즐길 수도 있다. 개발사는 개개인이 창조한 게임조각들을 연결해 멋진 온라인게임 세계를 구축해 나가면 된다.
유시시는 사용자들의 동기유발과 함께 게임의 홍보에도 큰 영향력을 끼친다. 인터넷의 힘을 빌어 게임에 관련된 유시시 콘텐츠가 펴져 나간다면, 게임회사 입장에선 별도의 비용 없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유시시는 게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다. 게임회사뿐만 아닌, 사용자들이 게임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게임의 미래, 그 열쇠는 유시시에 있다. 이덕규/게임메카(www.gamemeca.com) 기자
월드오브워크래프트(위)/라그나로크(가운데)/스켈레탈하운드(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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