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아이와이(DIY) 열풍이 가구 의류를 비롯해 인테리어소품과 먹거리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시민들이 리폼 손잡이를 살펴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소개 UCC 뜨면서 직접 만들고 키워 ‘나만의 것‘으로
인터넷에서 인테리어, 봉제, 요리 등을 소개하는 유시시(UCC·사용자 손수제작물)나 블로그가 유행하면서 디아이와이(DIY·두 잇 유어셀프) 상품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패션용품이나 미용품 등 소비자가 직접 만들기 어려운 상품까지 디아이와이용으로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이달 들어 디아이와이 관련 상품이 하루 평균 8천여개씩 팔리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3년동안 디아이와이의 부문별 매출 증가율이 적게는 100%, 많게는 300%까지 높아졌다”고 전했다.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도 올 들어 5월 말까지 디아이와이 관련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0% 가량 늘어났다.
디아이와이 상품은 일반적으로 책상 같은 소형 가구나 인테리어용품이 주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패션·액세서리, 미용, 먹거리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패션 부문에서는 옷 수선을 직접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형 재봉틀을 비롯해 수선 테이프, 포인트 스티커, 지퍼 등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비즈, 미니 니퍼 등 미니 공구도 인기가 높다. 배냇저고리, 보행기신발, 모자, 겉싸개, 속싸개, 턱받이, 베개 등 신생아용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태교 디아이와이’ 상품도 선보였다. 미용 부문에선 비누에서 스킨로션, 향수까지 직접 만들고 네일 아트도 직접 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했다. 인테리어용품도 컴퓨터책상, 텔레비전대, 서랍장 등 간단한 가구를 비롯해 타일, 조립식 바닥재, 리폼용 시트지 등을 전문 기술 없이도 제작·시공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기르고 재배해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이색 먹거리 상품까지 온라인몰에 등장했다. 인터파크는 충북 충주의 사과 농장을 가끔 방문해 사과나무를 직접 재배한 뒤 수확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해 호응을 얻었다. 디앤샵도 직접 녹차나무를 키워 차를 즐길 수 있는 녹차 화분을 300여가지 기획상품으로 최근 내놓았는데 모두 판매했다. 디앤샵 서윤경 차장은 “녹차나무의 경우 처음에는 판매가 될지 걱정했는데 뜻밖에 반응이 좋았다”며, “방울토마토 펠렛씨앗(발아가 잘 되도록 가공한 씨앗)도 4월에 처음 입점했을 때는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5월에는 첫달에 견줘 판매량이 4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디아이와이 인테리어용품을 취급하는 대형마트에서도 관련상품 매출이 20%대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최근 몇년 사이 해마다 25% 안팎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신장했다. 디아이와이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홈플러스는 책장, 의자, 선반 등을 짤 때 필요한 맞춤형 목재를 하반기쯤 매장에 선보이는 한편, 디아이와이용품 가짓수도 10~20% 늘릴 계획이다.
최문석 옥션 상무는 “디아이와이와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100여 개를 넘어서는 등 비용 절감은 물론 취미생활로 개성과 취향에 맞춰 직접 물건을 만들어 사용하려는 젊은층이 늘고 있어 관련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