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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정통부 ‘엉터리 보고서’ 알고서도 휴대전화 업계 편들어

등록 2007-07-25 19:22수정 2007-07-26 01:56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 수준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 수준
OECD, 값싼 청소년요금제 근거 보고서 발표
정통부, 비싼 일반요금 모른척 “외국보다 싸다” 선전

우리나라 휴대전화 요금이 다른 나라들에 견줘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놓고 정부·통신업계와 소비자·시민단체들 간의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지금까지 국제비교 자료로 활용해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치가, 우리나라의 경우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청소년 요금제를 근거로 삼았다는 게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와 에스케이텔레콤은 경제협력개발기구의 회원국간 휴대전화 요금비교 자료(커뮤니케이션 아웃룩)를 근거로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이 외국보다 싸다고 주장하며,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요금 인하 요구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와 달리, 홍콩 통신청과 메릴린치 등은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요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25일 정통부·에스케이텔레콤과 녹색소비자연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해 8월 30개 회원국의 휴대전화 요금을 비교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에스케이텔레콤의 ‘팅100’과 ‘팅버디’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2005년에도 팅버디를 사용했다. 팅100과 팅버디는 모두 18살 이하 청소년만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다른 일반 이용자들이 적용받는 요금제보다 싸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청소년들에게 이동전화 다량 이용 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 청소년 요금제의 요금을 싸게 하는 대신 19살이 넘으면 강제로 일반 요금제로 바꾸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 나온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요금 수준은 국제비교 대상으로 타당성을 갖기 어렵다. 그런데도 정통부와 에스케이텔레콤은 그동안 이 보고서를 근거로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이 외국보다 싸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해 왔다. 특히 정통부는 청소년 요금제로 비교된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으면서도 청와대와 국회 등에 우리나라 요금이 싸다고 보고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요금이 다른 나라들보다 비싸다는 분석은 홍콩 통신청이나 메린린치 조사 등에서도 나왔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정책위원이 홍콩 통신청의 통신시장경쟁평가 보고서에 구매력지수(PPP)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휴대전화 이용자의 소득 대비 통신비 비중이 1996년부터 2004년까지 8개 조사 대상 나라(미국·영국·호주·스웨덴·일본·싱가포르·홍콩·한국)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메릴린치의 2006년 1분기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동전화 보급률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나라를 뽑아 비교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가입자당 평균매출(데이터통신 매출 포함)에서는 미국 다음, 가입자당 평균 매출 대비 이익률은 아일랜드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통부와 이동통신회사들은 이런 분석들을 애써 외면하고, 근거 자료로 적절치 않은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만 인용해 왔다. 에스케이텔레콤 정태철 상무는 지난 6월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요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치의 75.8% 수준이고, 문자메시지 요금은 가장 싸다”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정책위원은 “정통부와 에스케이텔레콤이 휴대전화 소비자, 국회, 대통령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정통부 통신이용제도팀 관계자도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에스케이텔레콤의 청소년 요금제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이에 대한 설명 없이 인용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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