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 인심나듯…한층 후해진 소비자

최근 10년간 한국 산업의 고객 만족도 추이

조사대상 업종의 70%가 지난해보다 상승
등기소 등 공공행정 서비스 부문은 떨어져

경기가 풀리면 소비자들의 인심도 조금은 후해진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또한 이런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좋은 점수를 줬을까?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CA)이 24일 발표한 올해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를 보면, 전체 산업의 만족도는 54.3점으로 지난해보다 0.9점 높아졌다. 제조업은 1.3점 상승한 60.3점, 서비스업(공공서비스 포함)도 0.6점 높아진 51.7점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성인 1만924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진행됐다. 소비재 제조업, 내구재 제조업, 일반서비스업, 공공서비스업 등 총 105개 산업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 자동차·생활가전 상승 두드러져=지난해보다 만족도가 높아진 업종이 전체의 67%인 70개, 하락한 업종은 29%인 31개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둘다 전체적인 고객만족도가 조금 올라간 것이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일반승용차, 피아노, 침대, 승용차타이어, 유산균 발효유, 여성용 기초화장품 등의 만족도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높아졌다. 반면 냉장고, 세탁기, 이동전화단말기, 가정용바닥재, 화장비누, 음료 커피, 치약 등은 떨어졌다. 내구재 중에서는 자동차와 생활가전 관련 제품의 만족도가 높았다. 일반승용차, 승용차타이어, 침대 등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만족도가 올라 상위권을 형성했다. 냉장고, 세탁기, 이동전화단말기, 가정용바닥재 등은 지난해보다 조금 떨어졌고, 공기청정기, 프린터, 복사기 등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비재 제조업은 유산균 발효유 업종이 만족도가 지난해보다 9% 오르는 등 소주, 생리대, 남성 속옷, 남성용 기초화장품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유산균 발효유, 고추장, 섬유유연제, 여성용 기초화장품, 맥주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음료 커피, 곡물 음료, 치약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호텔, 제과·제빵점, 은행, 고속버스, 이동전화서비스, 증권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검색포털사이트, 영화관, 피자전문점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국제전화, 스키장,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쇼핑몰, 편의점 등은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 공공서비스 만족도 크게 떨어져=산업 전반의 만족도가 두루 높아졌지만 유일하게 공공행정 서비스업의 고객만족도는 대부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공공서비스 조사 대상 12개 분야 가운데 7개 분야의 만족도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특히 등기소, 시내노선서비스의 만족도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치안행정, 택시, 교육서비스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이상윤 팀장은 “참여정부 들어 여러 공공기관들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자의 시각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하철, 등기소, 치안행정 등은 만족도는 올라갔다. 특히 지하철은 지난해보다 가장 크게 만족도가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우편, 전력, 상수도 등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김회승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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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는 산업별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1992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CA)에서 국내 처음으로 측정 방법을 개발해 해마다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이 지표는 한국 산업 및 기업의 현 위치를 확인하고, 관련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발표 첫 해 제조업 7개, 서비스업 5개 등 12개 업종으로 시작해 105개 업종으로 분석 대상이 크게 늘었다. 올해 조사 대상 업종은 우리나라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75%를 차지한다. 만족도는 3가지 항목으로 나눠 측정한다. ‘전반적 만족도’와 ‘요소 만족도’에 각각 40점을 주고, 여기에 ‘재구입 의향’을 묻는 항목의 20점을 더해 100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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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고객만족도 1위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