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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자체상품 ‘공세적 판매’ 이마트 가보니
>‘가격파괴’ 구호 속 품질은 ‘글쎄’

등록 2007-11-05 19:27

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고객들이 이마트 자체 상품을 보며 지나가고 있다. 김경호 기자jijae@hani.co.kr
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고객들이 이마트 자체 상품을 보며 지나가고 있다. 김경호 기자jijae@hani.co.kr
눈에 띄게 진열된 자체상품 앞 소비자 구매 ‘저울질’
“중소업체 활로” “출혈 불가피” 업체들 엇갈린 평가
신세계 이마트가 ‘가격파괴’를 선언하며 자체상표 상품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선보인 지 보름이 지났다.

이마트 용산점에는 자체상품들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다. 음료수 매대에는 이마트 콜라와 주스 등 음료수 10여 종이 제조업체 제품을 밀치고 앞쪽에 대거 진열돼 있었다. 생수 매대도 ‘진로 석수’, ‘롯데칠성 아이시스’ 등이 빠지고 ‘이마트 봉평생물’과 ‘이마트 얼음샘물’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수산물가공식품 매대의 경우 절반을 이마트 조미김, 미역, 다시마, 황태포, 황태채가 차지했다. 동원, 씨제이 등 대기업 김 제품은 한쪽 구석에 중소기업 제품과 함께 옹색하게 진열돼 있다.

그러나 이런 이마트의 노력에도 매장에서 만나본 소비자들은 아직 ‘가격파괴’ 방침을 잘 모르거나 품질을 따져본 뒤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소비자 1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이마트의 변화된 자체상품 출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양아무개(30대), 김아무개(40대) 주부는 “이마트가 자체상품을 많이 내놓았는지 몰랐다”면서, “제조업체 제품과 질이 같으면서 값이 싸다면 구입하겠지만 질이 다르다면 싸더라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아무개(60대·마포구 도화동)씨도 “이마트 자체상품을 모른다”면서 판매대 한가운데 놓인 이마트의 ‘맛으로 승부하는 라면’ 대신 그옆의 ‘농심 신라면’과 ‘농심 오징어 짬뽕’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마트 자체상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 가운데는 재구매하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마포구 토정동에 사는 권미영(31)씨는 “이마트 비닐장갑과 냄비를 사용해보니 질이 괜찮았다”면서 “영양성분 표시 등을 비교해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마트 상품을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이촌동의 김아무개(44)씨도 “이마트 즉석밥을 사먹었는데 제조업체 제품과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마트 자체상품에 대해 제조업체들은 당분간 지켜보겠다면서도 업체별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씨제이 쪽은 “씨제이 햇반의 경우 이마트에 납품하는 물량이 7%에 그치는 등 판로가 다양해 이마트 상품에 따른 매출 영향이 회사 전체 매출의 1% 미만일 정도로 미미하지만 대형마트에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라고 말했다. 이마트 자체상표 즉석밥을 납품하는 동원에프앤비는 이랜드 홈에버가 이를 문제삼아 동원의 즉석밥 ‘쎈쿡’ 납품 중단을 통보해 비상이 걸렸다. 동원 쪽은 “대형마트들 틈바구니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마트가 압도적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저가 자체상품 납품을 요구하면 원료비나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 기본적인 품질 유지를 위한 비용마저 깎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가운데는 이마트 자체상품 납품을 반기는 쪽도 더러 있다. ‘이마트 얼음샘물’을 납품하는 만강개발의 관계회사인 기린 쪽은 “우리 브랜드인 ‘호수’ 샘물을 이마트에 납품하진 못해도 ‘이마트 얼음샘물’의 판매량이 엄청나 주문을 소화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마트 이갑수 상무는 “이마트가 모든 취급상품에서 자체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아닌 만큼 시간을 두고 제조업체와의 견해 차를 조율해나가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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