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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중소기업 ‘텃밭’ 대기업 야금야금

등록 2007-11-06 20:23수정 2007-11-07 00:17

맞춤양복·아연분말·자판기·내비게이션… 고유업종 폐지로 ‘문어발’ 우려
정부 “사업영역 조정 통해 개선”
중소기업에게 걸맞거나 중소기업들이 일궈놓은 시장에 대기업이 손길을 뻗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2년 동안 대기업이 신규 진출한 ‘중소기업형 사업’은 폴리에틸렌 필름(비닐), 맞춤양복, 아연분말, 연두부, 제재목, 자동판매기, 내비게이션, 스팀진공청소기 등 8개나 된다고 6일 밝혔다. 새로운 사업과 품목의 출현과 함께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올해 완전히 폐지된 결과이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맞춤형 양복의 경우 소상공인의 영역에 대기업이 진출해 다투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외국 ‘명품’들에 대항해 최고급 신사복 브랜드를 키운다면서 롯데백화점 본점에 ‘맞춤형 서비스’를 해주는 매장을 냈다. 이에 대해 1500여개 양복점들의 단체인 한국맞춤양복기술협회는 “신사복 국내 매출 1위인 제일모직이 자본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이어온 틈새시장까지 장악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연괴를 독점 수입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아연분말을 만드는 에스비시 등 중소기업 3개사와 분쟁을 겪고 있다. 고려아연은 수입 아연분말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아연분말 판매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반면에, 중소기업 3개사는 원료를 독점하는 대기업이 뛰어들면 폐업 위기에 몰리게 된다고 항변한다. 폴리에틸렌 필름, 제재목, 자동판매기 등의 분야에서는 대기업이 2년 동안 생산설비 증설을 유보하거나 생산량을 줄이기로 중소기업계와 합의한 상태다.

내비게이션과 스팀청소기 시장은 중소·벤처기업들이 기술 개발로 키워놓은 곳에 대기업들이 진출한 사례이다. 내비게이션 시장에선 그동안 팅크웨어, 지오텔, 코원시스템, 파인디지털, 유비스타 등이 경쟁해 왔지만, 최근 에스케이에너지와 삼성전자가 새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과 홈파워가 주도하던 스팀청소기 분야에는 지난해 엘지전자와 삼성전자가 뛰어들었다. 이런 분야는 해당 중소기업들의 조합이나 관련 단체가 없거나 단결력이 미약해 그동안 사업조정 신청을 내지 못했다.

중기청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달 중 ‘대-중소기업 간 사업조정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관련 중소기업들의 3분의 1 동의’ 등의 조건을 없애는 대신, 사전조사제도와 사후감시제도를 도입하다는 게 뼈대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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