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들이 휴대폰 단말기 값을 낮추기 위해 가입자들에게 줄 단말기 구매 방식을 내년부터 ‘경쟁 입찰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들이 부담하는 단말기 값도 낮아진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12일 단말기 구매 방식을 내년부터 경쟁 입찰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 원홍식 매니저는 “기존 가입자를 붙잡거나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단말기’와 저가 단말기부터 경쟁 입찰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쟁 입찰제가 도입되면, 에스케이텔레콤은 새로운 형태의 단말기를 기획할 때마다 제조업체들에 공급 가능한 가격을 제시하게 한 뒤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 것을 사게 된다. 현재는 단말기 제조업체가 제안한 모델을 놓고 흥정을 벌여 구매한다.
이동통신업체들이 경쟁 입찰제를 통해 단말기를 싸게 구매하면, 소비자에게 건네지는 단말기 값도 낮아진다. 또 중소 제조업체가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종당 30만~40만대 정도의 물량을 보장해 수익성을 확보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업체들이 경쟁 입찰제를 도입하면,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주도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갖고 있던 단말기 개발 주도권과 가격 결정권이 이동통신업체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대신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물량을 보장받고 재고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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