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전화+인터넷’ 10% 할인…‘휴대전화’도 묶을 예정
SKT와 선점 경쟁…요금인하·통신시장 재편 가속화
SKT와 선점 경쟁…요금인하·통신시장 재편 가속화
하나로텔레콤에 이어 유선전화 시장의 90% 이상을 갖고 있는 케이티(KT)도 집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을 내놓기로 해, 통신시장이 결합상품 중심으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가 ‘집전화+초고속인터넷+휴대전화’ 형태의 결합상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티 고위 관계자는 3일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을 묶은 결합상품을 이달 중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와 협의를 거의 끝낸 상태”라며 “곧 요금 할인 폭을 포함한 구체적인 상품 내역 및 출시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집전화+메가패스’에 휴대전화(쇼)와 주문형비디오서비스(메가티브이) 가운데 한 가지나 두 가지 모두를 합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케이티는 그동안 결합상품에서 집전화는 빼, 결합상품 마케팅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케이티는 각각의 통신서비스를 따로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결합상품으로 전환할 때의 요금 할인 폭도 키울 예정이다. 케이티 관계자는 “정통부에 인가 신청을 할 때는 할인 폭을 10% 안팎으로 잡았다”며 “인수위원회가 어떤 강도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내놓고, 에스케이텔레콤이 결합상품의 요금 할인 폭을 얼마나 키우느냐에 따라 인하 폭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합상품은 기존 가입자를 붙들면서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오는 구실을 해, 요금 할인으로 매출이 줄어도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절감돼 통신업체 쪽에서는 손해볼 게 없다.
에스케이텔레콤도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에 휴대전화나 주문형비디오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인수도 통신시장이 결합상품 중심으로 흘러갈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김신배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휴대전화와 집전화, 초고속인터넷, 주문형비디오서비스를 묶는 게 가능해져, 결합상품을 활용한 요금 할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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