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의 자체상표(PB) 상품 전략 비교
이마트·홈플러스 이어 “중소 브랜드 키우는 ‘MPB’ 출시”
가격인하 경쟁 심해지면
납품업체만 손해 볼수도 ‘자체 상표’(PB·Private Brand)를 앞세운 대형마트 3사의 판매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경쟁업체보다 가격이 낮은 상품차별화로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의도인데, 자칫 가격 경쟁 과열로 불거질 원가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소 제조업체 브랜드를 지원·육성하는 ‘우수 중소생산자 브랜드’(MPB·Manufacturing Private Brand)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상품력이 우수한 중소 생산자를 발굴해 상품 기획, 브랜드·디자인 개발, 상표 등록 및 판촉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경쟁력 있는 독립 브랜드로 자립할 수 있게 육성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이런 ‘엠피비 상품’을 이달 말까지 200여 가지, 연말까지 500여 가지를 출시한 뒤 2010년까지 1000여 가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비슷한 상품에 견줘 20~30% 싸게 판매하고, 상품 진열량과 진열 위치도 제조업체 1위 브랜드와 똑같이 대우할 방침이다. 피비 상품 경쟁은 지난해 10월 신세계 이마트가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다. 당시 이마트는 ‘가격혁명’을 외치며 제조업체 브랜드보다 20~40% 싼 ‘피엘(Private Label) 상품’ 3000여 품목을 선보였다. 이마트 쪽은 협력회사와의 파트너십과 철저한 원가 분석 등 유통단계 혁신을 통해 가격 혁명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도 최근 ‘물가잡기 캠페인’에 연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피비 상품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라면·밀가루 등 600여 가지 상품의 가격을 평균 12%, 4700여 가지의 봄 신상품 의류 가격을 20% 내리는 등 피비 상품 5300여 가지의 가격을 내렸다. 홈플러스 쪽은 가격 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분 1000억원은 홈플러스 마진 축소, 물류비 등 원가 절감으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의 피비 상품 강화 경쟁이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번질 경우 납품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건 값이 낮아지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문제는 대형마트들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납품업체를 쥐어짜고 이 과정에서 상품의 품질 저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납품업체 관계자는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 정도인 대형마트가 피비 상품 가격 인하를 위해 마진 축소와 원가 절감으로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게 실제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마진 축소 부담을 슬그머니 납품업체에 떠넘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격 경쟁이 심해질 경우 품질 저하나 납품업체 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도 “시장 지배력이 큰 대형마트가 피비 상품 가격 책정을 위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납품업체의 원가자료까지 요구하는 등 지나친 경영 간섭을 일삼는 부작용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납품업체만 손해 볼수도 ‘자체 상표’(PB·Private Brand)를 앞세운 대형마트 3사의 판매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경쟁업체보다 가격이 낮은 상품차별화로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의도인데, 자칫 가격 경쟁 과열로 불거질 원가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소 제조업체 브랜드를 지원·육성하는 ‘우수 중소생산자 브랜드’(MPB·Manufacturing Private Brand)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상품력이 우수한 중소 생산자를 발굴해 상품 기획, 브랜드·디자인 개발, 상표 등록 및 판촉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경쟁력 있는 독립 브랜드로 자립할 수 있게 육성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이런 ‘엠피비 상품’을 이달 말까지 200여 가지, 연말까지 500여 가지를 출시한 뒤 2010년까지 1000여 가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비슷한 상품에 견줘 20~30% 싸게 판매하고, 상품 진열량과 진열 위치도 제조업체 1위 브랜드와 똑같이 대우할 방침이다. 피비 상품 경쟁은 지난해 10월 신세계 이마트가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다. 당시 이마트는 ‘가격혁명’을 외치며 제조업체 브랜드보다 20~40% 싼 ‘피엘(Private Label) 상품’ 3000여 품목을 선보였다. 이마트 쪽은 협력회사와의 파트너십과 철저한 원가 분석 등 유통단계 혁신을 통해 가격 혁명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도 최근 ‘물가잡기 캠페인’에 연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피비 상품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라면·밀가루 등 600여 가지 상품의 가격을 평균 12%, 4700여 가지의 봄 신상품 의류 가격을 20% 내리는 등 피비 상품 5300여 가지의 가격을 내렸다. 홈플러스 쪽은 가격 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분 1000억원은 홈플러스 마진 축소, 물류비 등 원가 절감으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의 피비 상품 강화 경쟁이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번질 경우 납품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건 값이 낮아지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문제는 대형마트들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납품업체를 쥐어짜고 이 과정에서 상품의 품질 저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납품업체 관계자는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 정도인 대형마트가 피비 상품 가격 인하를 위해 마진 축소와 원가 절감으로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게 실제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마진 축소 부담을 슬그머니 납품업체에 떠넘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격 경쟁이 심해질 경우 품질 저하나 납품업체 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도 “시장 지배력이 큰 대형마트가 피비 상품 가격 책정을 위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납품업체의 원가자료까지 요구하는 등 지나친 경영 간섭을 일삼는 부작용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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