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악용 가능성 높아
사상최대 집단소송 번질 듯
사상최대 집단소송 번질 듯
지난 2월 옥션에서 발생한 해킹사건으로 1081만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800만명 옥션 회원의 60%인 1081만명의 이름, 아이디, 주민등록번호, 이메일주소, 주소, 휴대전화번호가 유출되었고, 이 가운데 100만여명은 구매내역 등의 거래정보와 은행 계좌번호까지 유출돼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옥션 회원인 경우 △해킹 여부와 피해수준 확인 △해킹당했을 경우 옥션 및 다른 사이트의 비밀번호 변경 △계좌정보 유출 때 보이스피싱 주의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피싱메일 주의 등의 조처가 요구된다. 옥션 쪽은 비밀번호는 해킹당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기존의 비밀번호가 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번호 등을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을 경우 옥션만이 아니라 다른 사이트의 비밀번호까지 바꿀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이번 사건은 사상 최대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의 ‘명의도용 피해자모임 카페’(cafe.naver.com/savename)에는 20일까지 27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으며, 다음의 ‘옥션 정보유출 소송모임’(cafe.daum.net/auctionlawsuit)에도 회원이 25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다음카페의 경우 하루 가입자 9만명, 방문자 46만명으로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옥션 쪽이 파악하는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옥션을 상대로 한 집단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하겠다며 3만원씩을 입금한 피해자는 2만~3만명이다.
한편, 옥션 쪽의 소극적인 대응은 피해자들의 불만을 부채질하고 있다. 옥션에서 개인정보가 해킹당했다는 이메일을 받고 옥션 쪽에 문의전화를 하려 했던 이아무개(43)씨는 “주말에 이메일을 받고 거기에 쓰여 있는 고객센터로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운영시간이 종료되어 상담이 불가능하다’는 녹음내용만 들었을 뿐 통화를 할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옥션 쪽은 “고객센터 직원을 250명에서 300명 정도로 늘렸지만, 평소대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고 있다”며 “피해자 모두에게 공지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20일까지 해킹 여부를 확인한 옥션 회원은 100만명 가량으로, 전체 피해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옥션 사이트에는 팝업이나 배너를 통한 해킹 공지 대신 하단의 공지사항 항목에 다른 공지사항들과 함께 해킹 피해 공지가 올라있을 뿐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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