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동의없이 강행…광고만 믿은 소비자 ‘헛걸음’
롯데백화점 본점이 브랜드 세일을 하면서 입점업체들과 충분히 협의를 하지 않은 채 참여 브랜드와 할인율을 표시해 소비자들이 허탕을 치는 등 물의를 빚었다.
25일 롯데백화점 본점 입점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 본점은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하는 브랜드 세일을 앞두고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와 할인율 등을 표시한 광고 전단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세일이 시작되자 전단지에 세일에 참여한다고 표시돼 있던 몇몇 유명 여성의류 브랜드들이 세일에 불참하거나 세일기간·할인율 등을 대폭 축소했다. 톰보이, 온앤온, 샤틴, 씨씨클럽, 에꼴드빠리, 올리브데올리브 등 6개 브랜드들은 애초 10~30% 세일을 한다고 전단지에 올랐으나, 매장 앞에 ‘세일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안내판을 내걸어 손님들을 헛걸음하게 했다. 이 밖에 엘르, 아레나 등 스포츠·수영용품 브랜드들도 전단지에 실린 할인율을 정정하거나 세일기간을 축소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이런 안내문을 내건 브랜드들이 10여 곳에 이른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입점업체들로부터 세일에 참여한다는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브랜드 세일을 추진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일단 전단이 배포되면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세일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 아래 구체적인 사항도 협의하지 않고 브랜드 세일을 진행했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실무자선에서는 협의가 됐으나 급하게 브랜드 세일을 진행하다 보니 충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단지가 만들어져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됐다”고 해명했다.
롯데백화점 쪽은 경위를 파악해 재발을 막겠다는 태도이지만, 최근 2년간 강조해왔던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 방침에 상처를 입게 됐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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