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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상품 체험단은 홍보단?

등록 2008-06-10 18:19수정 2008-06-11 01:24

품질불량 고발 ‘제품 후기’ 소비자 구매에 영향
쇼핑몰, 체험단 모집 ‘호평’유도…여론왜곡 지적
# 프랑스계 의류 쇼핑몰에서 옷을 샀다가 사진과 상품이 달라 화가 난 김영선(가명)씨는 지난 3월 자신의 블로그에 ‘불만족한 상품평’을 실었다. 이 쇼핑몰은 김씨에게 ‘불만족 상품평’으로 인해 영업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며, 글의 삭제를 요구했다. 김씨가 사진을 동원해 조목조목 구체적인 평가기를 다시 올리자, 쇼핑몰은 결국 두 손을 들고 사과했다.

# 최근 ㅅ쇼핑몰에서 10만원을 주고 구두를 산 이소진(가명)씨는 품질 불량으로 사후서비스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씨는 한 여성포털에 사진과 함께 상품평을 올렸다. 서비스가 안된다던 ㅅ쇼핑몰 쪽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이씨는 수리된 구두를 받고 ㅅ쇼핑몰의 부탁대로 인터넷에 올렸던 자신의 글을 삭제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 후기를 쓰거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고발’하는 체험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체험기들이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패턴에 영향을 끼치자 일부 쇼핑몰은 인터넷에 올라온 상품평 작성자에게 은밀하게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업체 쪽도 섣부른 삭제 요구가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상품평 하나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 때문에 이런 유혹에 빠지곤 한다.

일부 업체는 우호적인 상품평을 ‘유도’하려고 신제품을 출시할 때 ‘제품 체험단’을 모집하기도 한다.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블로그나 지식문답 등 인터넷에 상품평을 올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다. ‘체험단’에 선발된 사람에게는 상품을 무료로 써 볼 수 있게 하고, ‘우수 활동자’에게는 추가로 보상을 한다. 여성포털과 상품체험단 모집 사이트에서는 체험단을 모집하면 늘 지원자가 넘친다.

그러나 체험단이 생산하는 ‘상품평’은 대부분 긍정적 평가 일색이라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체험단의 상품평은 해당 업체 페이지와 쇼핑몰만이 아니라 카페·블로그 등 곳곳에 포스팅되어 검색을 통해 노출된다. 각 업체들로부터 모집 의뢰를 받아 상품 체험단 코너를 운영하는 여성포털 마이클럽의 최소영씨는 “써 보고 좋다는 사례는 많아도 부정적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대행업체가 소비자 체험단을 선발해도, 체험단의 활동 결과를 판단해 보상하는 업체는 제품 제조업체인 탓이다. 최씨는 이런 점을 개선하려면 “체험단의 1차 모집에서 2차 평가까지, 업체의 개입 없이 대행업체가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기기 상품평 사이트인 케이벤치의 원수연 편집장은 “체험단의 주된 기능은 처음 나온 상품을 써 보고 문제점을 보고해 다음 모델에서 개선되도록 하는 것인데, 현재의 체험단들은 일종의 홍보단으로 변질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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