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탑재 의무화’ 폐지…외국산 휴대폰 단말기 등장 문열어
내년 4월부터 국내에서도 애플의 아이폰을 쓸 수 있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위피 탑재 의무화’ 규정을 없애기로 의결하고 이를 내년 4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 4월부터 국내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휴대전화에서 위피의 탑재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아이폰 등 외국산 휴대전화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위피’는 세 이동통신사별로 제각각이던 휴대전화 운영체제를 통일시켜, 모바일 콘텐츠 개발과 유통을 활성화하고자 국내기술로 개발돼 국내 모든 이동전화 단말기에 탑재가 의무화된 플랫폼이다. 위피는 외국업체에 로열티를 내야 하고, 이통사별로 따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개발됐다. 그러나 국외 진출에 실패해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운영체제가 되고, 외국 업체들이 위피를 이유로 국내 진출을 꺼리면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고립’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최근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는 노키아의 심비안, 애플의 엑스 등 범용 모바일 운영체제로 빠르게 대체됐고 이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유통환경의 일대변화를 가져왔다. 아이폰은 출시 2년 만에 1300만대 넘게 팔려나가는 등 큰 인기를 끌었지만 위피 때문에 국내 출시를 하지 않았고,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져갔다.
위피 의무탑재 폐지에 따라 이동전화 사업자, 단말기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콘텐츠 업체 등의 사업환경이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외국산 휴대전화의 국내 진출을 막아온 ‘보호막’이 사라짐에 따라,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와 관련업체들은 외국제품과의 본격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케이티에프 쪽은 그동안 아이폰 출시를 위해 애플과 요금제 등 협의를 진행해 내년 4월부터 아이폰을 국내에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케이티에프 쪽은 출시 첫해 아이폰이 약 10만대 정도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내년부터 외산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들어올 것 예상되는 만큼 국외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은 제품들을 출시하고, 스마트폰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은 유럽에서 2010년에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단말기 교체주기가 유럽보다 빠른 변수가 있다”며 국내서도 스마트폰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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