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 현대 아이파크몰을 찾은 가족들이 쇼핑몰이 마련한 행사장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갑 얇아지고, 여행가기엔 일정도 애매
무료공연 등 볼거리 많은 복합쇼핑몰로
무료공연 등 볼거리 많은 복합쇼핑몰로
3일 오후 서울 용산역사 현대아이파크몰. 야외 공연장에선 피터팬과 웬디, 팅커벨을 테마로 한 댄스쇼가 펼쳐졌다. 화창한 연휴, 네살배기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김선정(36·서울 면목동)씨는 “교외로 나가려니 차가 밀릴 것 같고, 멀리 여행을 가기엔 월요일 남편 회사 출근 일정도 걸려서 가까운 몰에 오게 됐다”며 “무료공연 같은 볼거리도 많고 큰 돈 들 일도 없어 좋다”고 말했다.
공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어든 징검다리 연휴가 ‘몰링족’을 손짓하고 있다. 5월1일부터 5일까지는 공휴일과 주말이 이어지지만, 긴 여행을 하기에는 평일(4일)이 하루 끼어 있어 어려움이 있다. 또 얇아진 지갑 사정도 머뭇거리게 한다. 그렇다고 황금연휴를 나들이 한차례 없이 지나치기엔 가족들의 원망섞인 눈초리가 만만찮다.
이런 이들에게 도심 한복판 몰링이 환영받는다. 백화점·할인점 같은 쇼핑가는 물론 영화관, 전시장, 공연장, 놀이시설을 두루 갖추고 놀거리, 볼거리, 먹을 거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이번 황금 연휴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도심 몰링가로 쏟아졌다. 현대아이파크몰은 징검다리 연휴 기간인 지난 2일 매출이 한 주 전 토요일이었던 지난달 25일에 견줘 190%나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평소 토요일 매출에 견줘서도 150% 가량 높은 수준이다.
몰링 문화는 1980년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에서 시작해 강남 코엑스몰에 이르러 꽃피었다. 올 들어서는 신세계가 부산 해운대에 ‘센텀시티’를 백화점은 물론 스파와 아이스링크까지 갖춘 초대형 몰링 공간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근 유통업체들은 대형 몰링 공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 상권은 대개 3~4개 구 단위에 그치고 할인점도 인근 지역 주민으로 한정되지만, 몰의 상권은 8~9개 구로 넓어진다.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는 주말 고객의 50% 가량을 부산밖 ‘원정 쇼핑객’으로 볼 정도다. 또 일반 쇼핑의 평균 동반자는 1.7명이지만, 몰링은 2.5명으로 많다. 현대아이파크몰 마케팅실 이택근 대리는 “신세계가 합작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올 하반기 문을 여는 등 2012년까지 대형 유통기업이 개발하는 몰링 공간들이 10여곳에 이른다”며 “저마다 특색있는 문화적 아이콘을 제시하는 게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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