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한 면발 살린 냉장면 시장 해마다 쑥쑥 커
메밀 함량 높이고, 한우 육수 넣어 업그레이드
동치미맛 국물면, 건조 냉면, 냉우동 등도 인기
메밀 함량 높이고, 한우 육수 넣어 업그레이드
동치미맛 국물면, 건조 냉면, 냉우동 등도 인기
후루룩 냉면 한 사발.
여름 같은 봄이 이어지면서, 시원한 냉면·냉우동에 입맛이 당긴다. 인스턴트 식품 느낌이 강한 라면과 달리 고급스런 생면이 중심이 되는 냉장면 시장은 웰빙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해왔다. 냉장면 시장 규모는 2002년 600억 규모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1400억원, 2008년에는 16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기에 입맛 까다로운 싱글 가구가 느는데다 경기 침체로 외식을 삼가는 추세가 이어져, 올해는 1800억원대 규모를 예상한다.
■ 여름맞이 ‘냉면 대전’ 냉장면은 생면의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강점이다. 냉면, 우동, 스파게티, 자장면, 칼국수 등으로 제품군은 다양하지만, 냉면과 우동을 찾는 이들이 제일 많다.
전체 1600억원 시장 가운데 냉면이 450억원, 우동이 350억원으로 압도적이다. 겨울에는 뜨끈한 국물을 앞세운 우동, 날이 더워지면 냉면이 대세를 차지한다.
풀무원은 다양한 냉장면을 일찌감치 내놓고 시장의 36.7%를 차지하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씨제이제일제당은 25.7%로 냉장면 시장 2위인데, 우동을 중심으로 풀무원을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오뚜기는 12.9%로 3위를 지키고 있다.
예년보다 한층 더운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지각색 냉면 족보를 앞세운 냉면들이 일찌감치 여름 입맛 잡기에 나섰다.
냉면의 기본은 평양식! 풀무원도 오뚜기도 ‘평양 물냉면’라인이 탄탄한데, 씨제이제일제당이 추가로 도전장을 던졌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최근 평양식 냉면에 횡성한우 육수를 더한 새 상품 ‘횡성한우육수 평양식 냉면’을 내놓았다. 메밀함량을 기존 제품의 두 배쯤 되는 12%로 높여 평양식 면발의 특징을 잘 살렸다. 맞불 작전은 동치미 냉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동치미 물냉면’을 내놓아 냉면에서만 40% 성장을 하는 재미를 봤다. 여기에 풀무원도 지난 3월 ‘강화도 순무 동치미 물냉면’을 내놓고 맛깔스런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냉우동·건조 냉면 틈새 경쟁 냉면이 식상하다면 냉우동도 먹어볼 만하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인기 상품인 ‘씨제이 가쓰오 우동’을 새롭게 변신시킨 ‘씨제이 가쓰오 냉우동’도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가쓰오 우동 국물맛을 살리면서, 깔끔한 냉우동을 즐길 수 있다. 간편하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냉우동이 출시된 것은 처음이다.
농심은 냉장면이 주류인 냉면 시장에 보관이 손쉬운 건조 냉면으로 장바구니 마음을 잡은 사례다.
지난해 5월 선보인 ‘둥지냉면’은 전통 궁중냉면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살린데다 건면으로 포장된 제품인 게 남다르다. 3월에 견줘 4월의 매출신장률은 60% 이상을 기록하며 냉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종황제가 즐기던 궁중냉면 조리법을 자문받았으며, 동치미 육수를 써서 시원하고 담백하다. 이탈리아의 건면 파스타 제조기술에 농심의 라면제조 기술을 접목해 건면을 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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