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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피엘상품 ‘품질 논쟁’ 재점화 예고

등록 2009-05-31 21:10수정 2009-05-31 22:01

지난 5월2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09 피엘상품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가 피부관리 타올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사진공동취재단
지난 5월2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09 피엘상품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가 피부관리 타올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사진공동취재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피엘 확대 전략 제시
힘있는 유통업체들 비용 줄고 마진 높아 선호
제조업체 반발…본상품과 함량 달라 논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표 상품’이라 알려진 피엘(PL:유통업체 자체상표 부착) 상품 확대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오는 9월 프리미엄급 중심 피엘 개편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피엘 품질 논쟁이 다시 한번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껏 이마트 등 대형 마트들은 상당수 피엘에 대해 “제조업체 브랜드와 같은 품질인데도 더 싸게 판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이를 부인하는 일이 잦았다.

■ ‘이마트표 상품’강화 배경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 피엘상품 박람회’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행사를 전후해 기자들과 만나 피엘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피엘 비전 등 전문경영인이 못 챙기는 10~20년 뒤 신세계 모습을 챙기는 게 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대형 마트 피엘 비중은 20% 안팎이지만, 영국의 테스코는 50%, 미국 월마트는 40%에 이른다.

이처럼 피엘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톰 스테판스 브랜드 스트래터지 컨설턴트 대표는 “유통업체가 제조사 브랜드 상품을 팔 경우 마진이 25%인데, 피엘은 35%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사가 자기 브랜드를 알리는 데 쓰는 막대한 광고·마케팅 비용을 아끼면 소비자는 좀더 싼 가격, 유통업체는 좀더 높은 마진, 제조업체는 안정적 대규모 매출 혜택을 얻는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혜택을 배분하는 권한이 힘센 유통업체에 지나치게 기운다는 점이다. 실제 피엘 산업은 유통업체 과점이 심할 때 잘 성장한다. 이런 경우 유통업체가 이익을 독식하는 것을 제어하기 어렵다. 또 제조사는 거대 유통업체에 밉보이면 생존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상생을 꾀하기 힘든 경우가 잦다.

■ 피엘 품질논쟁 ‘불씨’ 정 부회장은 프리미엄급 피엘 상품 확대를 이마트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무조건 싼 게 피엘이 아니라, 좀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이런 자체 브랜드 구축 전략은 제조사들과 치열한 힘겨루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 피엘제조사협회(PLMA) 브라이언 샤로프 회장은 “어느 나라든 시장 1위 상품을 가진 제조사는 피엘을 잘 하지 않으며, 2~4위 업체가 피엘을 생산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로서는 피엘에 대해 ‘같은 품질에 더 낮은 가격’ ‘높은 품질에 같은 가격’을 믿어도 좋을지 혼란스럽다. 올초 빙그레가 인기 상품인 ‘바나나맛 우유’을 두고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를 피엘로 납품하며 빚어진 품질 논쟁도 같은 맥락이다. 이마트는 “싼값에 같은 품질”이라고 밝혔지만, 원유 함량이 본상품 86%보다 6%포인트 낮은 게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피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빚어진 일”이라며 “우리가 원유 함량을 50~90%까지 시험했는데, 80%에선 맛의 차이가 없었고 가격은 더 싸졌다”고 주장했다. 피엘 산업이 세계 유통업계에 불황속 성장 동력으로 꼽히지만, 품질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배경이다. ♣h6s암스테르담/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 PL상품


유통업체가 먼저 상품을 기획한 뒤 제조업체에 생산을 맡기지만 자체 상표를 부착해서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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