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 멋스럽고 실용적인 변신
사은품·한정판매 등 잇달아
여름철 패션 감각을 살린 ‘에코백’(Eco bag)이 각광을 받고 있다. 친환경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천연 면 소재를 활용해 멋스럽고 실용적으로 만든 에코백이 사은품으로 인기다. 처음에는 ‘쇼핑백’ ‘장바구니’로 활용하거나 일상적으로 들 만한 캐주얼 스타일이었지만, 최근엔 예술적 감각을 살린 고급품까지 쏟아지는 추세다.
에코백 붐은 2007년 4월 영국 일류 디자이너 애냐 힌드마치가 내놓은 가방 때문이었다. 그는 친환경에 기여하는 뜻에서 면으로 만든 백에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I’m NOT A Plastic Bag)라고 써서 15달러에 한정 판매했다. 이런 값싼 ‘명품’ 가방을 키라 나이틀리, 린지 로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들고 다니는 게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혔고, 이후 대중적 아이템이 됐다. 우리 나라에도 2007년 상륙해 화장품·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촉 행사에 활용됐으나 최근 친환경·녹색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도드라진 트렌드가 됐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은 14일까지 외국 명품을 40만원어치 이상 사는 사람에게 ‘아트 쇼퍼백’을 사은품으로 준다. 이 가방은 ‘환경의 달’을 맞아 자연을 그리는 화가 안병석의 작품 <바람결-Wind Wave…강변에서>를 활용해 디자인했다. 실제 캔버스 천에 작품을 인쇄한 뒤 가방을 제작해, 예술적 품격이 살아난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브랜드 가이거와 손잡고 유기농 면 소재로 만든 에코백을 한정 판매한다. 고 장욱진 화백의 그림을 디자인에 활용한 이 에코백은 오는 20일 이후 압구정 본점 등에서 2만9000원에 판매하는데, 수익금 전액을 자선사업에 기부한다. 현대는 지난 봄 정기 세일 사은품으로 6가지 에코백을 선보였는데, 주로 40대 이상 주부만 관심을 갖던 사은품 ‘장바구니’가 에코백으로 변신하자 20~3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에코백 사은품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엔 에코백 디자인 공모전까지 열고 있다. 14일까지 전국 7개 백화점과 122개 이마트에서 열리는 ‘제1회 신세계 에코백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부문별 대상으로 2명을 선정해 상금 300만원씩을 줄 예정이다.
할리스커피는 원두나 커피 관련 소품을 3만원 이상 구입하면 7000원짜리 에코백을 무료로 주고, 2만원 이상을 사면 에코백을 2000원에 판다. 웰빙 메뉴인 유자음료와 에코백을 묶어 4000~5000원가량 할인해 파는 상품도 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도 ‘환경의 날’이었던 지난 5일 2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마 소재를 활용한 에코백을 증정하며, 영화배우 문근영씨가 직접 에코백에 사인을 해주는 행사도 열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사진 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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