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위스키’ 세계가 취한다
디아지오 ‘윈저XR’ 출시
아시아 면세점서도 판매
아시아 면세점서도 판매
“나이 없는 위스키?” 위스키는 흔히 ‘○○년산’이란 표현으로, 가치를 가늠한다. 위스키 원액의 나이가 많을수록 상급으로 쳐준다. 하지만 디아지오 코리아는 최근 ‘윈저’ 브랜드의 최상급 제품으로, ‘○○년산’ 표시가 없는 ‘윈저엑스아르(XR)’를 내놓았다. 드물게 나이 없는 위스키를 선보인 셈이다. 디아지오는 영국계 글로벌 기업이지만, 윈저는 디아지오 코리아가 한국에 특화해 내놓은 브랜드다. 1996년 초 윈저 12년산이 처음 나왔고, 17년산·21년산이 뒤를 이었다. 윈저는 국내 위스키 시장 1위 브랜드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올해 들어 한국과 중국 일부에서만 팔리던 윈저 브랜드를 ‘조니워커’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윈저엑스아르는 이런 선언 뒤 처음 출시한 최상급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면세점에 동시에 들어간다. 윈저엑스아르 700㎖의 출고가는 부가세를 포함해 17만7375원으로 발렌타인·로얄샬루트 21년과 같은 수준이다. 국내 브랜드로는 지난해 생산이 중단된 랜슬럿 30년산 이후로 가장 비싸다. 그러나 윈저엑스아르는 위스키 원액 숙성 연도를 표기하는 전략은 버렸다. 위스키의 ‘○○년산’ 표시는 블렌딩한 위스키 원액 가운데 가장 낮은 숙성 연도를 표시하는 게 국제 기준이다. 30년 된 원액에 12년 된 원액이 한 방울이라도 들어갔다면, ‘12년산’으로 표시해야 한다. 디아지오 코리아 김종우 사장은 “윈저엑스아르는 원액 숙성 연도에 얽매이지 않는 블렌딩 작업을 통해 맛과 풍미를 정했고, 그렇다고 원칙대로 사용한 원액 가운데 가장 낮은 숙성 연도를 표시한다면 프리미엄급 품질을 드러낼 수 없어 ‘○○년산’ 표기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윈저엑스아르는 디아지오 그룹 안에서 6명뿐인 마스터블렌더 가운데 한 명인 더글러스 머리가 블렌딩 책임을 맡았다. 엑스아르는 ‘엑스트라 레어’(Extra Rare)의 약자로 ‘특별히 귀한’이란 뜻을 담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위스키 팬들이 키운 윈저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시키려 한다”며 “아시아 면세점을 출발점으로 앞으로 유럽·미주 시장에 차례로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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