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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가입자들에게 ‘피자’를 돌려줘라

등록 2005-05-30 16:29수정 2005-05-30 16:29

시내전화 값 올린 ‘짬짜미’
용서 구하려면 요금 내려야

케이티(KT) 시내전화를 이용하다 2000년에 하나로텔레콤으로 바꿨다. 번호유지제 시행 전이라, 전화번호까지 바꾸면서 옮겼다. 이유는 한가지다.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하나로텔레콤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함께 이용하면서 케이티 것을 이용할 때와 비교해 보니, 월 요금 차이가 1만3천원 정도 났다. 가입비에서 6만원, 월 기본료에서 3500원(가입비형 기준), 발신자전화번호표시서비스 이용료에서 1500원 차이가 났고,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 거는(엘엠) 통화료도 크게 낮았다. 요금 할인도 많았다. 오래 사용하겠다고 한다고 깎아주고, 받는 전화에 대해서도 통화시간을 계산해 요금을 할인해줬다. 요금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걸려온 전화는 통화를 오래 하자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케이티 가입자가 하나로텔레콤으로 옮기면 달마다 피자 한판 값이 절약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당시 케이티와 하나로텔레콤 사이의 요금 격차가 얼마나 컸는지는, 케이티가 하나로텔레콤과 가격 짬짜미를 하면서 50%까지 벌어진 요금 격차를 10% 수준이 되도록 요금을 올려주면 시내전화 점유율을 해마다 1.2%씩 넘겨주기로 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지금은 월 7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피자 한판 값에 이르던 요금 격차가 껌 한통 값으로 줄었다. 이렇게 된 데는 케이티가 이동통신 업체들에게 지급하는 이동통신망 이용 대가(상호접속료) 인하분을 요금에 반영해 엘엠요금을 내린 탓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나로텔레콤이 요금을 올리거나 요금 할인폭을 줄인 탓이다. 케이티와 하나로텔레콤의 시내전화 가격 짬짜미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하나로텔레콤은 케이티와 담합한대로 이전에는 받지 않던 가입비(3만원)을 받고, 월 기본료를 1천원 올렸다. 또 장기 가입자에 대한 요금 할인을 폐지하고, 받는 전화에 대한 요금 할인도 슬그머니 없앴다.

결과적으로 하나로텔레콤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는 요금을 아끼기 위해 전화번호를 바꿔야 하는 불편까지 감수하며 옮겼다가 케이티와 하나로텔레콤의 가격 짬짜미로 다시 비싼 요금을 물고 있는 꼴이다. 하나로텔레콤은 공정위 조사 때 가격 짬짜미 사실을 정직하게 털어놔, 선처를 받았다. 하지만 선처는 공정위 처벌에 국한된다. 이제 가입자들에게 용서를 구할 차례다. 가입자들은 짬짜미를 통해 올린 요금의 인하를 바라고 있다. 이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이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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