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의심’ 놀이매트 환불ㆍ판매 병행

LG화학이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검출된 놀이방매트(일명 놀이매트)를 개선없이 그대로 팔면서 소비자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환불도 병행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지난 1일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한국의료시험연구원에 의뢰, 시중 할인점에서 팔리는 놀이방 매트 5종 등에 대해 실시한 성분분석 결과 LG화학이 제조판매한 두 종류의 놀이방매트에서 어린이용품에 많이 사용하면 위험한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42만9천ppm, 40만6천ppm씩 각각 검출됐다.

DEHP는 환경호르몬 의심 물질로, 인체에 과다하게 쌓이면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정상발육을 저해하고 생식기능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선진국에서는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LG화학은 그러나 할인점에서 이들 제품을 개선하거나 수거해가지 않은 채 그대로 판매하면서 공식 리콜 절차를 생략한 채 인터넷 등 각종 경로를 통해 문제를 알고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개별적으로 환불해주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0년간 25만장 정도를 판매한 이 제품 가운데 최근 8천여장에 대해 환불해줬으며 이는 금액으로 4억원에 달한다고 회사측 관계자가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시모의 실험은 제품을 잘라서 녹였을 때 나오는 것을 측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따라서 우리가 인체에 아주 해로운 물질이 있다고 단정지을수도 없고, 공식 인정할 수도 없지만 소비자 권익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때문에고민끝에 고객들의 환불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국의 규제 등 잣대가 없어 제품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공식 리콜을 할수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판매와 환불을 병행하는 것"이라며 "유해물질을 없앤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나 값이 많이 올라가 시장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놀이매트를 판매중인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LG화학은 `이중코팅을 하고 수성 접착제를 쓰는 등 안전에 유의하고 있다'면서 유해성 여부를 추후 통보해주겠다고 알려왔으나 일부 소비자가 매장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LG화학측에 연결해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여타 할인점에서도 LG화학 외에 이번 실험을 통해 유해물질이 발견된 일부 중소기업들의 놀이매트와 유아ㆍ아동복 등을 대다수 판매중인 가운데 일부 업체는 이미 철시하거나 철시를 준비중이라고 할인점 업계관계자들이 전했다.

한편 환경부는 놀이매트 등에서 환경호르몬 등 인체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최근 연합뉴스의 단독보도와 관련, 올해중 실태조사를 벌여 프탈레이트를 유해물질관리법상 취급제한 및 금지물질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산업자원부도 어린이 용품에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함유된 사실이 적발되면 언론에 즉각 공표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위해경보를 발령하는 동시에 제조업체에 대해 즉각적인 리콜을 실시토록 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