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2 여성용 부츠 랜디
고어텍스 부츠·방수가죽 컴포트화도 눈길
폭설 대란 다음날이었던 지난 5일 회사원 이아무개(36·여)씨는 말끔한 정장 차림에 등산화를 신고 서울 여의도로 출근했다. 언뜻 부조화스러웠지만, 천지가 빙판길에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를 생각하면 더없이 잘 어울리는 차림새였던 셈이다. ‘빙하기’가 왔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10분만 걸어도 온몸이 얼어붙는 지금, 특단의 ‘방한’ 비책을 세워야 고난의 출퇴근 행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서울 강남구는 직원 1500여명에게 내의를 지급하고 15일부터 ‘겨울철 내복입기’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난방 수요 급증으로 전력 사용량이 치솟자, 관련 부처 장관이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경고하고 나서는 지경인 까닭이다. 이처럼 내복 수요가 늘면서 ‘발열 내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체온이 식는 과정은 알코올 솜으로 닦아낸 피부 부위가 시원해지는 원리와 비슷하다. 우리 몸은 하루에 0.9ℓ의 땀을 증발시키는데 수분이 증발하면서 피부 열도 빼앗기게 된다. 발열 소재인 서모기어는 초극세사 구조로 일반 섬유보다 촘촘하게 짜여, 열을 가둬두는 데 큰 효과를 낸다. 또 엑스 원단은 땀과 함께 달아나는 열을 붙잡아두는 성질로 발열 효과를 낸다. 남영 ‘비비안’은 이런 발열 소재 내의 세트를 남녀 각 8만9000~14만원에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 패션 업체 ‘케이2’는 천연 소재의 강점을 내세운 메리노울 겨울내의를 선보였다. 천연 항균 효과에 보온력이 뛰어나 겨울 산행·스키 등 레포츠, 일상생활 등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울 소재지만 중성세제로 찬물 세탁이 가능하며, 남녀 한 세트가 각 20만~22만원 정도 한다. 치마를 입는 여성들에게는 두툼한 겨울용 타이츠가 필수품이다. 겨울용 타이츠는 봄가을용 팬티스타킹보다 원단이 서너배 두꺼워 다리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타이츠도 촘촘한 짜임으로 열을 가둬두는 발열 소재 제품이 있는데, 일반 타이츠보다 0.5~0.6도가량 체온을 높여준다. ‘드로르’ 발열 타이츠는 대형마트에서 8000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케이2 메리노울 내의, 아이더 컴포트화 노울, 발난로 발열깔창
케이2의 서정민 등산화 기획팀장은 “고어텍스 등산화나 부츠는 방수성이 탁월해 눈이 오는 날 발을 젖지 않도록 해주는 유용한 아이템”이라며 “일반 운동화나 어그보다는 밑창이 덜 미끄러운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또 겨울 산행 필수품인 아이젠은 도심 빙판길에도 사용해볼 만하다. 등산화에 아이젠까지 쓴다면 빙판길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일이다. 온라인쇼핑몰은 겨울나기용 이색상품의 천국이다. 모닥불의 ‘발열조끼’(9만8000원)는 안감재질을 천연옥으로 코팅했는데 한번 충전하면 하루 종일 보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투딘골프의 ‘발열목토시’(1만9800원), 온기가 8시간 지속되는 키리바이의 ‘발난로 발열깔창’(1만2300원) 등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마켓 패션실 백민석 실장은 “최근 출시되는 내복이나 아웃도어 패션 용품은 신축성과 착용감이 뛰어나고 겉옷 맵시까지 고려한 제품들이 많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한파가 지속되면서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풋워머, 발열장갑 등 체온을 상승시켜주는 이색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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