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롯데마트 영등포점에서 삼겹살 100g이 710원에 팔리고 있다. 가격표에 경쟁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삼겹살 가격을 함께 적어놓아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7일 이마트의 가격인하 선언으로 촉발된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은 삼겹살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점포가 밀집한 영등포 지역에서는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삼겹살 가격이 하루 단위로 달라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일새 가격 절반 ‘뚝’…출혈경쟁 한계, 곧 원상복귀 될 듯
지난 7일 신세계 이마트의 가격 인하 정책 발표 뒤, 일부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 가운데 하나인 삼겹살 가격을 미끼 상품으로 내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현재 이마트 영등포점은 삼겹살(100g)을 720원에, 롯데마트는 10원 싼 710원에 팔고 있다. 지난 7일 전 이들 업체의 삼겹살 가격이 1500원대 였던 것에 견주면 절반 이하로 내려간 것이다. 가격 인하 전면전으로 업체 사이의 극심한 눈치 작전이 시작되면서 삼겹살 값은 하루 단위로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겹살 소비는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영등포점의 삼겹살 판매량은 가격 인하 전 하루 50㎏가량에서 최근에는 600㎏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가격 대응을 위해 880원까지 내렸다가, 지난 21일 가격을 원래대로 돌려 1500원대에 팔고 있다. 홈플러스 쪽은 “품절 사태 등으로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어 정상 가격으로 환원한 것”이라며 “이밖에도 인하 품목 중 일부를 원래 가격 수준으로 돌려놓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처럼 가격 인하에 대한 대응을 멈추는 업체가 생겨나면서 파격적인 가격인하 품목의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문제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신세계 이마트가 가격 인하 정책을 내세우면서 인하 기간을 최소 1개월~최장 1년 이상으로 내세웠다는 점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가격 인하를 실시한 지 한 달이 되는 2주 정도 뒤에는 가격을 원상 복귀할 것임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삼겹살과 같은 신선식품 가격은 수요와 공급 물량에 따라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인하된 가격을 한 달 이상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제품 품질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각종 누리집과 블로그에 가격 인하 뒤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삼겹살 품질에 대한 불만이나 물량 부족 탓에 헛걸음을 하게 된 사연 등을 올려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