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동차 가격이 하락한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전거 가격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물가지수 중 차량구입비는 전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전체 물가상승률 3.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항목별로 배기량 800㏄ 이하 경승용차는 전년보다 0.5%, 다목적승용차는 0.5% 각각 상승했지만 다른 차종은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대형 승용차의 가격이 0.8% 하락한 것은 물론 소형 승용차가 0.1%, 중형 승용차가 0.2% 각각 떨어졌다. 이들 승용차의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04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자동차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데다 신차가 일시에 출시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는 같은 차종이라고 해도 매달 기본할인이라고 해서 가격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며 "신차는 기본할인을 잘 적용하지 않는데 지난해에는 워낙 많은 신차가 나오다 보니 기본할인을 적용한 차량이 많아 물가를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차량구입비 항목 중 자전거 가격은 21.3%나 올라 교통수단 중 독보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2004년 -0.9%, 2005년 1.4%, 2006년 0.9%, 2007년 3.4% 수준에 머물던 자전거 가격 상승률은 2008년 22.7%에 이어 2년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격지수도 2005년을 100으로 봤을 때 차량 구입비는 지난해 112.8로 12.8포인트 증가한데 비해 자전거는 155.3으로 55.3포인트나 올라갔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전거는 대부분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친환경 녹색성장이 부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