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합 매장’(멀티숍)의 형태가 세탁소·치과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 위쪽부터 크린토피아의 세탁 멀티숍, 크라운-해태제과의 ‘빨라쪼 델 쁘레도’, 엘지(LG)생활건강의 ‘페리오 센터’. 각 사 제공
업체선 운영비 줄이고
소비자 편리성 높이고
소비자 편리성 높이고
길거리를 걷다 보면, 커피전문점처럼 꾸며 놓은 빵집이나 앉아서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존’(Food Zone)이 들어선 편의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소비자를 좀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먹을거리와 카페의 ‘동거’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업태이지만, 최근 들어 세탁소·치과 등 다양한 업종에서도 ‘복합 매장’(멀티숍)을 선보이고 있다.
세탁소 가맹점을 운영하는 ‘크린토피아’는 최근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수 있는 세탁 전문점과 대형 세탁기에 동전을 넣고 물빨래를 직접 하는 셀프 코인 빨래방을 합친 ‘세탁 멀티숍’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 세탁소보다 영업시간을 늘려 새벽 2시까지 운영하며 빨래방 이용비는 2000~5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첫 매장을 낸 세탁 멀티숍은 현재 인천과 경기 용인에서도 매장을 여는 등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이 세탁 멀티숍은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러 오는 고객이 가정용 세탁기로 세탁하기 힘든 세탁물을 빨래방의 대형 세탁기로 세탁·건조할 수 있도록 꾸며놨다. 서정범 크린토피아 마케팅팀 부장은 “싱글족이나 원룸 거주자, 워킹맘 등의 수요를 고려해 집 안에서 건조가 어려웠던 세탁물을 빨래방 건조기로 더 빠르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치과와 구강제품 업체가 손을 잡고 ‘숍 인 숍’(Shop In Shop) 형태로 만든 복합 매장도 있다. 지난 3월 엘지(LG)생활건강이 치과 체인 업체인 유디치과의 여의도·가산점 두 곳 안에 문을 연 ‘페리오 센터’가 그 예다. 치과 안에 엘지생활건강에서 판매하고 있는 치약·칫솔·치실 등 구강용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차려 놓고 직원에게 관련 제품도 상담받을 수 있도록 꾸몄다. 치과 안에 자리 잡아 구강 관리 전문업체라는 이미지를 높이고, 치과를 방문하는 이들을 통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업체들의 복합 매장 구성은 업체들이 이미 운영하고 있는 제품들을 결합해 연관성을 높인 뒤 ‘새로운 이익’을 만드는 식의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크라운-해태제과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인 ‘젤라토’를 전문으로 파는 ‘젤라떼리아’ 매장에 ‘크라운 베이커리’를 합친 복합 매장 운영을 시험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용산구 남영동 본사 로비에 문을 연 ‘빨라쪼 델 쁘레도’(PALLAZZO DEL FREDDO) 매장은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크라운 베이커리의 와플·머핀·베이글·조각 케이크 등과 커피도 함께 팔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경우, 자사의 피자 레스토랑과 머핀 전문점 브랜드를 합친 복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 무교동 청계광장점에 있는 미스터피자 매장에는 기존의 피자 레스토랑과 함께 수제 머핀·프리미엄 커피를 파는 ‘마노핀&카페’를 함께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피자를 먹은 뒤, 디저트로 머핀·커피도 함께 한 매장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해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런 복합 매장의 확대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선택의 폭과 편리함을 넓힐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서는 매장 운영의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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