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단체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이마트몰) 사업 계획에 대해 영세 납품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온라인 법인몰 운영에 “SSM가맹사업 기반” 반발
중소상인단체가 신세계 이마트몰의 도매 유통업 진출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중소상인과 신세계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사업조정신청지역전국연석회의 등 세 단체는 9일 오후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달부터 신세계가 영업을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emartmall.co.kr) 안의 ‘법인몰’ 운영은 영세 납품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소상인단체의 반발에는 신세계의 온라인 법인몰 사업이 규모가 큰 동네 슈퍼뿐만 아니라 소규모 골목 슈퍼까지 도매 유통업의 영역을 넓혀, 장기적으로 슈퍼 가맹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는 시각이 깔려 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5월 말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그리고 중소기업청·중소기업유통센터와 ‘대·중소유통업체의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런 협약 내용과 달리 신세계가 동네슈퍼 도매업체 역할을 하던 지역별 50여 곳의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를 배제하고 직접 동네 슈퍼에 물건 공급을 시도하면서 이들 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다(<한겨레> 2일치 14면 참조).
이에 더해 신세계가 지난달 29일 이마트몰 확대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법인 고객만 접속할 수 있는 법인몰을 마련하고, 동네 슈퍼 등 소규모 개인 사업자가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물건을 직접 구입하는 기업 간 거래(B2B) 모델을 내놓으면서 반발이 더 커진 것이다. 제조업체·산지에 영향력이 큰 이마트가 싼값에 물건을 공급하다 보면 기존 도매업체의 경쟁력을 낮아지고, 이마트를 통해 물건을 떼오던 동네 슈퍼가 실질적인 가맹업자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게 중소상인들의 주장이다.
신세계는 이에대해 온라인 법인몰은 물건을 싼값에 공급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운영하는 시범적인 사업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대식 신세계 이마트 홍보부장은 “중소기업청 등과 협약을 맺은 상품 유통업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이마트몰의 법인몰 사업이 동네 슈퍼에 다른 도매상의 상품 선택을 제약하는 것도 아니고, 일반 음식업 등의 자영업자를 위한 대용량 식자재도 함께 팔고 있기 때문에 이를 도매업 장악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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