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선 이미 16%까지 올라
설탕 등 원자재 값 인상을 이유로 빵·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15일 신세계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에스피시(SPC)그룹의 샤니·삼립식품과 롯데제과의 기린 등 이른바 ‘양산 빵’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대형 마트에 가격인상 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롯데삼강·해태제과도 같은 이유로 일부 대형 마트에 가격 협상을 요청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들 업체들은 설탕 값 뿐만아니라 식용유 등 전반적인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 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격 협상 요청은 대형 마트와 협의 과정을 거쳐 평균 한 달 뒤에 가격 반영이 이뤄진다. 앞서 이들 업체들은 600원짜리 양산 빵 값을 16%가량 올린 700원에 공급하는 등 동네 슈퍼에는 이미 인상된 값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대형마트보다 납품 여부로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동네 슈퍼가 가격 인상이 더 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빵·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대표적인 서민용 먹을 거리의 값을 올리는 것이어서, 정부의 친서민 물가안정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밀가루를 제외한 일부 원자재 값이 오르기는 했어도, 전체적으로 봐서 실제 원가 상승 요인이 생긴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제빵업체들은 올해 초 밀가루 값이 7%가량 내려갔을 때, 빵 값을 내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밀가루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가격을 고수한 바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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