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즌오프를 끝낸 백화점들은 수입명품 막바지 세일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압구정 한 백화점 명품매장 앞.(위 사진) 한편 유통경로의 다양화로 마트·온라인쇼핑몰 등에서 명품 판매도 늘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오르루체 명품관.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홈플러스 제공
상반기 시즌오프 백화점·아울렛 30~80% 세일 잇따라
수입경로 다양화…값 천차만별 신뢰도 꼼꼼히 따져야
수입경로 다양화…값 천차만별 신뢰도 꼼꼼히 따져야
“샤넬 가방, 전화 주문 가능한가요?”
대형마트로 샤넬 구입 문의가 빗발쳤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서울 잠실점에 임대 매장으로 ‘오르루체 명품관’을 입점시키면서 나타난 풍경이다. 홈플러스는 고가품 병행수입업체인 오르루체와 손잡고 샤넬·페라가모·구찌 등의 수입 고가 브랜드를 대형마트로 끌어들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백화점에서 510만원에 파는 인기 스테디셀러 품목인 ‘샤넬 빈티지 2.55’ 미디엄 규격 핸드백을 25%가량 싼 380만원에 내놓자 개장 한시간 만에 매장에 있던 3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이 핸드백은 국내 면세점에서도 45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할인폭이 파격적이다. 게다가 병행수입사가 파는 물건이라 해도 홈플러스라는 대기업 대형마트 매장에 입점했다는 점에서 신뢰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제 홈플러스 명품관은 99㎡ 남짓한 매장에 17개 브랜드 300여점의 물건을 들여놓은 뒤 개점 한주 만에 1억원어치를 넘게 팔았다. 일반 패션 임대 매장의 두달 치 실적을 일주일 만에 올린 셈이다.
수입 고가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유통 경로도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백화점과 면세점뿐 아니라 교외 아울렛·홈쇼핑·온라인쇼핑몰에 이어 대형마트까지 수입 고가 브랜드 판매에 나섰다. 이처럼 유통 경로가 제각각이다 보니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가짜 물건을 살 위험 수준도 저마다 다르다.
샤넬·구찌 등 수입 고가 브랜드는 국내에 본사 판매법인이 들어와 있는 경우 백화점 등에 직접 매장을 낸다. 이런 매장에서 구입할 경우 가장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제품의 신뢰도는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샤넬은 국내 법인이 수년 동안 가격을 거듭 올리는 정책을 쓰면서 국외 판매 가격과 편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진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병행수입사들이 유럽 현지에서 물건을 들여와 좀더 싸게 파는 병행수입 상품에 대한 수요도 상당하다. 대기업 홈쇼핑, 대기업 온라인쇼핑몰, 대기업 대형마트, 중저가 백화점 편집매장, 오픈마켓 등은 이런 병행수입 제품의 주요 판매 통로다. 하지만 이들도 대기업 바이어가 현지에서 직접 물건을 사다파는 경우가 있고 수수료를 받고 매장 또는 판매 창구만 내어주는 경우가 있어서 신뢰도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병행수입사들은 유럽 본사와 직거래하는 총판에서 물건을 받는 게 아니라 여기에서도 몇 단계 유통 경로를 더 거친 대리점에서 물건을 사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얼마나 믿을 만한 현지 업자와 거래했느냐에 따라 가짜 제품이 끼어들 여지는 항상 존재하게 된다. 또 인기 제품은 수량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도 저도 고민하기 싫다면 믿을 만한 매장에서 정기 세일 행사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수입 고가품 백화점 매장들은 여름과 겨울 두차례에 한정해 ‘시즌오프 세일’을 하는데, 이제 여름 시즌 오프를 끝내고 막바지 한차례 더 하는 마감행사를 진행할 참이다. 이런 마감행사에는 올 상반기 시즌오프 상품 일부와 함께, 전년도 이월상품·2년차 이상의 재고상품들이 뒤섞여 매대에 오르게 된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은 20~22일 사흘 동안 본점 9층 행사장에서 ‘에비뉴엘 해외명품 대전’을 연다. 에비뉴엘과 본점에 입점한 수입 브랜드들을 40~80% 할인해서 판다. 코치·아르마니·돌체앤가바나·에트로·발리 등의 브랜드가 참여하고, 롯데가 직수입한 4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이월상품도 특가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도 27~29일 ‘수입명품 대전’을 열어 아르마니·돌체앤가바나 등의 이월상품을 40~70% 할인 판매한다. 같은 기간 무역센터점에서는 ‘해외명품 20대 브랜드 대전’을 열고 아르마니·질샌더·미쏘니·마이클코어스 등의 이월상품을 40~7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서울 본점에 이어 20~22일 사흘 동안 서울 강남점에서 엠포리오 아르마니·코치 등을 30~70% 싸게 판다.
신세계첼시가 경기도 여주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울렛도 자체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 이달 31일까지 ‘여름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하는데 끌로에는 70~80%, 셀린느도 50~80% 할인해서 판매한다. 이월상품을 파는 아울렛의 특성상 지난해 봄·여름 이월상품이 가장 신상품이다. 남성복 제냐도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며, 막스마라·막스앤코·리바이스 등은 균일가전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울렛은 브랜드마다 정상 매장에서는 판 적이 없는 아울렛 전용 상품을 내놓는 경우도 흔한 편이라서, 구입 모델 요모조모를 잘 따져보는 게 좋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