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류도 전문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올해 가을 산행을 앞두고 전문 클라이밍 의류와 관련 용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케이2 제공
암벽타기 마니아층 생기며 전문가 패션 주류 이뤄
폭염·혹한 날씨에 거리에선 캐주얼스타일 더 인기
폭염·혹한 날씨에 거리에선 캐주얼스타일 더 인기
더 ‘간지’나게! 더 캐주얼하게!!
아웃도어는 한때 등산을 좋아하는 40~50대 아저씨들을 위한 시장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옛날 옛적 얘기다. 2004년 이후 주5일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확대되면서 2008년 이후 20명 이상 사업장이면 주5일제가 의무화됐다. 내년이면 20명 이하 사업장도 주5일제 대상에 포함된다. 20~30대 젊은층과 여성들이 아웃도어에 뛰어드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더이상 ‘아저씨’ 스타일에 머물러서는 안 되게 됐다. 아니, 아저씨를 고집하려면, 적어도 원빈 ‘아저씨’ 스타일쯤은 돼야 할 판이다.
이에 따라 올 가을·겨울 아웃도어는 한층 더 젊어지고, 더 캐주얼해지는 추세다. 또 등산 애호가들에게는 암벽등반 스타일로 더 전문화한 클라이밍 의류와 용품들이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산에선 ‘폼’나는 암벽등반 스타일 중장년 이상 아웃도어 소비층은 등산 애호가가 많은데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에 여유가 있다. 이렇다보니 이른바 동네 뒷산에 갈지라도 차림새는 ‘히말라야 등반가’ 스타일을 원하는 성향이 유난히 강하다. 또 단순히 등산만 즐기는 게 아니라 암벽 타기에 도전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는 등 ‘전문 클라이밍’ 제품에 대한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때는 전문가들이 주로 찾던 고기능 전문가 패션이 주류로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케이2(K2)는 이에 따라 여러 고기능 소재를 섞어 쓰면서 절개선을 촘촘히 배치해 활동성과 기능성을 높인 ‘클라이밍 아이템’을 대폭 강화했다. 디자인은 과도한 디테일은 배제하고 몸의 라인을 자연스럽게 살려주는 ‘슬림핏 클라이밍 스타일’을 강조했다. 절개선을 따라 색상 배치 등을 다채롭게 활용해 활동적인 느낌을 강화한 점도 특색이다. 의류뿐 아니라 이에 어울리는 날렵한 스타일의 등산화, 전문 장비를 효율적으로 챙겨 넣는 빙벽·암벽용 배낭, 야간 산행을 위해 야광효과를 더한 등산스틱 등을 세트로 코디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2 상품기획본부 이태학 상무는 “올 시즌 아웃도어웨어는 지난 10여년 동안 유행해왔던 일반적인 등산복 유형에서 암벽을 타는 ‘클라이밍 스타일’로 중심이 넘어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진짜 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 등산객들한테도 클라이밍 패션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더 역시 클라이밍 시리즈를 대폭 강화했다. 활동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촉감의 원단을 써서 착용감을 보완한 게 특징이다. 또 검정 등 무채색을 기본으로 독특한 배색을 강조해 전문가다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 도심에서도 캐주얼 스타일 아웃도어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혹한. 이상기후가 거듭되면서 도심에서의 아웃도어 수요도 더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의류는 애초 등산복에서 출발했기에 땀을 빨리 흡수하고 외부로 습기를 방출해 옷을 빠르게 마르도록 하는 흡습성과 속건성, 산에서 겨울 강추위를 막아주는 방풍성과 보온성 등 기능성에서 남다른 강점을 지녔다. 그래서 도심을 덮친 폭염과 혹한 등에도 상당히 뛰어난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여름에도 상대적으로 쾌적한 느낌을 줬고, 겨울에는 추위를 견디기에 적절했다. 특히 지난겨울에는 초봄까지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면서 출근길 비즈니스 차림에 등산화를 신어도 어색하지 않은 경험을 거듭한 터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업계는 지나치게 ‘등산복’스럽지 않은 캐주얼 스타일, 일상생활 때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제품군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폭염이나 혹한에 ‘비즈니스 캐주얼’이 대중화된 점도 아웃도어에 대한 각광을 키운 배경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 역시 기능성과 활동성을 기본으로 하되 예전보다 패션성을 훨씬 강화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 아웃도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다운재킷’ 시장은 일상복 시장을 두고 다투는 성격이 한층 크다. 거위털 함량을 등판, 옆구리, 팔 등 신체 부위에 따라 다르게 조절해 몸에 착 달라붙으면서도 활동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코오롱스포츠 홍보팀 양문영 과장은 “이번 시즌 다운재킷은 겨울 산행 때는 물론 도심에서 입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스타일로 진화했다”며 “팔 부분을 떼어내고 조끼로 활용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스타일은 평소 운전할 때나 간절기에 입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혹한에는 뛰어난 보온성으로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패션 라푸마 역시 외부적으로는 도시적인 느낌을 주면서 내적으로는 아웃도어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서로 이질적인 코튼이나 울을 합성해 활용해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고 검정을 대신해 미묘한 색감을 담은 먹색을 활용해 세련된 도시적 감성을 강조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아웃도어를 도심 패션으로도 선호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캐주얼 스타일로 진화한 아웃도어 의류가 많아졌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엘지패션 라푸마 역시 외부적으로는 도시적인 느낌을 주면서 내적으로는 아웃도어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서로 이질적인 코튼이나 울을 합성해 활용해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고 검정을 대신해 미묘한 색감을 담은 먹색을 활용해 세련된 도시적 감성을 강조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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