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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개 기준 통과해야 유기농우유”

등록 2010-09-26 21:03

전북 고창군 일대 15곳의 목장에서 모아진 유기농 원유가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있는 매일유업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돼 나오고 있다. 
 매일유업 제공
전북 고창군 일대 15곳의 목장에서 모아진 유기농 원유가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있는 매일유업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돼 나오고 있다. 매일유업 제공
유기농우유, 3년새 10배로
전환 과정 소 10% 죽기도
매일유업 전북고창 생산현장 가보니

저지방 우유, 칼슘 우유, 그리고 유기농 우유에 멸균우유까지…. 최근 몇 년 사이 유제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유업계에서도 이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유기농 우유’다.

현재 유기농 우유는 전체 연간 원유 생산량의 약 3% 수준이나, 지난 2006년 4t 정도였던 하루 생산량이 3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러한 유기농 우유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전북 고창 상하목장과 공장을 찾아가 유기농 우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봤다.

지난 주말에 찾은 전북 고창 부안면 수암리의 ‘상하 아등목장’에선 농장 한쪽 축유장으로 젖소가 몰려갔다. “눈으로 둘러봐선 다른 목장과 별 차이를 못 느끼실 텐데요….” 젖소와 도축용 소 등 모두 170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이 가운데 76마리를 유기농으로 키우고 있는 이 목장주인 채인석(47)씨의 말이다. 고창군 일대에는 채씨처럼 유기농으로 키운 젖소에서 짠 우유를 근처 매일유업에 납품하는 목장이 모두 15곳이나 있다.

‘유기농 우유’는 유기 인증을 받은 환경에서 자란 소에서 짠 우유를 말한다. 일반 우유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축산물 가공기준과 성분규격만 통과하면 되지만, 유기농 우유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유기축산물’ 기준을 통과해야 ‘유기농’(Organic)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유기농 우유를 얻는 젖소는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사료를 먹고, 무항생제로 키워야 하며, 일반 젖소와 달리 한 마리 당 916㎡(227평) 이상의 초지 면적과 34.6㎡(10.5평) 이상의 젖소용 운동장을 갖춰야 하는 등 80여 가지 기준을 지켜야 한다.


전북 고창의 고창청정유기농낙농영농법인 소속 한 목장에서 젖소가 방목장에 나와 풀을 뜯고 있다. 유기 목장의 기준에 포함돼 있는 방목장 운영은 젖소가 농장 안 배설물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햇볕을 쬐면서 칼슘 합성을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유업 제공
전북 고창의 고창청정유기농낙농영농법인 소속 한 목장에서 젖소가 방목장에 나와 풀을 뜯고 있다. 유기 목장의 기준에 포함돼 있는 방목장 운영은 젖소가 농장 안 배설물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햇볕을 쬐면서 칼슘 합성을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은 지난 2005년부터 고창군을 통해 지역 낙농업체를 설득해 유기농 우유 생산을 시작했다. 기존에 지역 영농단체를 통해 납품하던 방식 대신, 고창군과 함께 일반 사료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유기사료의 인상분을 지원해주고 목장마다 매일유업이 원유를 전량 구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 대신 목장은 매일유업의 까다로운 관리·감독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유기농 전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기부터 이 목장 구축에 참여해온 이규희 매일유업 상하공장 낙농팀 대리는 “2007년 말 본격적으로 유기농 사료를 먹이면서 전체 소 가운데 10%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사망)했었다”고 말했다. 곡류와 풀이 대부분인 유기농 사료를 먹고 소화 장애를 일으켰지만, 유기농 인증 기준을 지키느라 함부로 약물치료 등을 못 했기 때문이다.

현재 매일 두 번 상하목장 15곳에서 거둔 원유는 근처에 있는 매일유업 상하공장에서 제품화 과정을 거친다. 주유소처럼 생긴 집유장에서 뽑아낸 원유는 스테인리스 관을 타고 4℃ 냉각과 75℃에서 15초 동안 살균하는 과정, 그리고 원유의 5%를 버려야 하는 ‘마이크로 필터레이션’(세균 거름망 공법) 과정 등을 거쳐 완성품으로 만든다. 하루 60t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지만, 현재 원유량이 적어 하루 17~18t(500㎖ 3만6000병 규모) 수준만 생산한다.

이정원 매일유업 상하공장 공장장은 “공정 단순화와 대량 생산을 통해 농가 부담도 줄이고 양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일유업 상하공장 근처에는 유기농 우유 생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상하유기우유시범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14년까지 고창군과 함께 공장 일대를 농어촌 테마공원으로 꾸밀 계획이다.

고창/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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