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IT회사가 카페로 간 까닭은?

기아자동차가 ‘포르테 지디아이(GDI)’를 내놓으면서 ‘카페베네’ 매장 유리창에 꾸며 놓은 각종 일러스트. 기아자동차 제공

2030 여성 겨냥 ‘우먼존’ 파고든 마케팅 활발
기아·KT·팬택등 커피점·화장품 매장서 홍보전

“‘포르테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커피 메뉴 이름부터 종이컵을 감싸는 ‘트레이 매트’, 그리고 출입문과 창문에도 포르테 광고가 붙어 있다. 심지어 매장 한쪽에는 포르테 차량이 전시돼 있다. 이 특이한 커피 전문점은 최근 기아자동차가 ‘포르테 지디아이(GDI)’를 내놓으면서 커피 전문점인 ‘카페베네’ 매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동 마케팅의 모습이다.

최근 자동차·정보기술(IT) 관련 업체가 구매력 높은 20~30대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여성이 많이 모이는 이른바 ‘우먼 존’(Woman Zone)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자동차, 휴대전화 등 상대적으로 여성 고객과 접하기 쉽지 않은 업체들은 여성이 오래 머무는 커피 전문점, 화장품 매장에 구체적인 제품 설명과 시연을 가능하도록 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을 펴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공동 마케팅은 카페베네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점과 소공점, 노원점에서 진행했다. 차를 마시는 이들이 창밖을 보는 점을 생각해 매장 유리창에 일러스트 형식으로 꾸민 포르테 이미지를 붙였다. 또 가장 인기가 많은 세 종류의 커피 메뉴를 ‘포르테 아메리카노’, ‘쿱 블루베리라떼’, ‘해치 카푸치노’ 등 자동차 이름과 나란히 붙여 모델을 연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목동점에는 새로 나온 포르테 해치백 한대를 실제로 전시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헤라 에이지어웨이클리닉 매장에서 팬택 스카이의 이자르 폰을 이용해 피부 노화 측정을 진행하는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케이티(KT)도 최근 커피 전문점인 ‘디 초콜릿 커피’의 서울 압구정점 매장에 아이폰4와 태블릿피시(PC)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만들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아이폰4로 직접 사용해보고, 상담을 해 매장에서 예약 가입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커피 전문점의 경우, 이용 고객의 상당수가 20~30대 여성이라는 점과, 오래 머물면서 잡지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양한 활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설명이 필요한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마케팅 창구 구실로 적당한 것이다. 또 커피 전문점의 세련된 분위기가 기업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고객이 찾는 화장품 매장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팬택 스카이는 지난달부터 여성전용 스마트폰으로 내놓은 ‘이자르’ 100대를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전국 매장에 배치하고 피부 노화 상태 분석과 시뮬레이션 등 피부 컨설팅을 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방문 고객이 피부 측정 시스템을 통해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피부 진단 프로그램으로 피부 상태를 분석한 뒤, 그 결과를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측정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자르 폰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베엠베(BMW) 그룹의 자동차 ‘미니’(Mini)는 영화관과 손을 잡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 ‘비 미니 엠(BE MINI M)관’을 꾸며두고, 영화관 입구로 들어가는 길목에 미니 자동차의 실제 뒷부분을 전시해 놓고, 홀로그램 등 디스플레이 광고를 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중대 기아자동차 국내 마케팅팀 차장은 “여성 고객 대상 플레이스(Place) 마케팅의 기본은 브랜드가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여성 공간을 직접 파고드는, 여성 눈높이의 세심한 기획력”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맞춤형 마케팅 채널 개발에 주력해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