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서울 봉래동의 편의점에서 냉장주스를 살펴보고 있다. 원산지와 품종을 밝히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풀무원 제공
음료시장 침체에도 프리미엄급 시장 고성장
국내외 업체, 차별화로 소비자들 신뢰 확보
국내외 업체, 차별화로 소비자들 신뢰 확보
그냥 포도주스 마실래? 카베르네소비뇽 주스 마실래?
와인만 포도품종을 따지는 게 아니다. ‘카베르네소비뇽’은 포도 품종의 하나로 흔히 와인을 고를 때 따져보는 기준으로 통하지만, 요즘은 포도주스를 마실 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 웅진식품의 냉장주스 ‘자연은 생으로 가득한 포도 100%’는 고급 레드와인에서 쓰는 포도 품종인 ‘칠레산 카베르네소비뇽’만으로 만들었다. 웅진식품은 카베르네소비뇽이 껍질이 두꺼워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된데다 맛과 향이 진한 점을 고려해 이 품종으로만 만든 포도주스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리미엄급 냉장주스 시장이 약진하고 있다. 전체 음료시장은 몇년째 연간 2~3% 신장세를 기록하면서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냉장주스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8~17%가량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음료 업계는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흐름이 보편화하면서 청량음료 시장은 타격을 입었고 첨가물을 빼고 없애는 ‘마이너스 마케팅’이 유행해 부가가치를 낼 요소도 줄어들었다. 생수와 커피 업계 빼고는 “죽겠다”를 외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냉장주스 시장만큼은 눈에 띄게 성장하는 분위기이다. 냉장주스는 과일주스를 신선한 상태에서 냉장 유통시키는 강점도 있지만, 차별화된 원산지·원재료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샀다.
실제 미국 회사 폼원더풀이 국내 시장에 선보인 ‘폼 원더풀 100% 석류주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 워킨 분지에서 재배한 ‘원더풀’이란 품종의 석류로만 만들었다. 이 지역은 캘리포니아 안에서도 따뜻하고 비옥하기로 유명한 곳이고, 원더풀이란 품종의 석류는 폴리페놀 함유량이 다른 품종보다 높다고 평가받는다.
매일유업의 ‘썬업리치 사과’ 역시 뉴질랜드 농수산부가 관리하는 안전재배 프로그램을 통과한 사과만으로 원재료를 한정했다. ‘썬업리치 파인애플’ 역시 코스타리카산 골드 하이브리드 프루트 품종만 가려내어 48시간 안에 과즙을 내고 냉장주스로 유통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
풀무원은 뉴질랜드산 골드키위 품종만을 이용하는 ‘아임 리얼 골드키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냉장주스 업계는 이처럼 원재료 조달 범위를 여러 나라 여러 품종으로 넓히는 대신에 칠레산 카베르네소비뇽 품종 포도, 캘리포니아 샌 워킨 지역산 원더풀 품종 석류 식으로 원산지와 품종을 특정한 뒤 차별화를 이뤄내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소비자 심리가 “국산 농산물을 썼다”는 말보다 “전북 장수 농산물을 썼다”는 말에 더 신뢰를 갖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글로벌화된 식품 산업이 전세계에서 원재료를 조달해 전세계 소비자에게 가공식품을 팔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에서 익명성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을 완화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냉장주스의 원재료에 대해서 특정 원산지와 특정 품종이라는 신분증을 달아줌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사려는 것이다. 웅진식품의 임상옥 브랜드 매니저는 “칠레산 카베르네소비뇽 포도주스 등 차별화한 원산지와 품종으로 지난 7월 냉장주스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프리미엄 과일주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아주 높다”며 “매달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내년도 1300억~1400억원 냉장주스 시장에서 연간 2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냉장주스 업계는 이처럼 원재료 조달 범위를 여러 나라 여러 품종으로 넓히는 대신에 칠레산 카베르네소비뇽 품종 포도, 캘리포니아 샌 워킨 지역산 원더풀 품종 석류 식으로 원산지와 품종을 특정한 뒤 차별화를 이뤄내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소비자 심리가 “국산 농산물을 썼다”는 말보다 “전북 장수 농산물을 썼다”는 말에 더 신뢰를 갖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글로벌화된 식품 산업이 전세계에서 원재료를 조달해 전세계 소비자에게 가공식품을 팔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에서 익명성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을 완화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냉장주스의 원재료에 대해서 특정 원산지와 특정 품종이라는 신분증을 달아줌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사려는 것이다. 웅진식품의 임상옥 브랜드 매니저는 “칠레산 카베르네소비뇽 포도주스 등 차별화한 원산지와 품종으로 지난 7월 냉장주스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프리미엄 과일주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아주 높다”며 “매달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내년도 1300억~1400억원 냉장주스 시장에서 연간 2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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