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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폐품이 새로 태어난다…‘리자인’ 생활 속으로

등록 2010-12-09 19:59

한일카페트가 이달 말까지 서울 논현동 전시장인 ‘월드센터’에서 진행하는 ‘그린 카펫 갤러리’ 행사에는 헌 카펫을 재활용해 만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방석 등 다양한 제품이 선을 보였다.  한일카페트 제공
한일카페트가 이달 말까지 서울 논현동 전시장인 ‘월드센터’에서 진행하는 ‘그린 카펫 갤러리’ 행사에는 헌 카펫을 재활용해 만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방석 등 다양한 제품이 선을 보였다. 한일카페트 제공
폐카펫·페트병 등 쓰레기를 새로 디자인해 제품 생산
생활용품·패션 마케팅 활발…‘아름다운가게’ 등도 적극
‘페트병으로 만든 티셔츠, 폐유리병으로 만든 싱크대….’

지난달 코트라가 <그린리포트> 가을호에서 소개한 이탈리아·프랑스·일본 등 세계 20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리자인’ 상품들이다.

리자인은 리사이클(Recycle·재활용)과 디자인(Design)을 합친 말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롭게 디자인해 탄생시킨 제품을 말한다.

리자인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이 활성화돼 있는데 실제 <그린리포트>를 보면, 영국에서는 유리병으로 도로용 타일을, 오스트리아에서는 폐가전제품으로 인테리어 가구와 장신구를, 일본에서는 폐타이어로 가방을 제작했다. 쓰레기장으로 갈 운명이던 이 제품들은 리자인 과정을 거치면서 원래보다도 몸값을 높이는 ‘신분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리자인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생활용품·패션 관련 업계에서 리자인 제품을 내세운 마케팅이 활발하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진데다 일반적인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제품의 가치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카펫 수입·유통업체인 한일카페트가 진행하는 ‘그린 카펫, 그린 월드’(Green Carpet, Green World) 캠페인은 대표적인 리자인 마케팅 사례다. 이달 말까지 서울 논현동 전시장인 ‘월드센터’에서 소비자가 낸 아이디어로 만든 카펫을 전시하는 ‘그린 카펫 갤러리’ 행사를 연다. 전시 품목에는 커피전문점·식당 등에서 무료로 수거한 카펫을 재료로 카펫 무늬를 활용해 만든 액자와 조명기기, 그리고 카펫으로 만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등이 있다. 김정섭 한일카페트 대표는 “소비자와 함께 환경 보호에 대해 고민하고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도 리자인을 내세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스포츠 관련 의류업체인 휠라는 지난해 페트병을 원료로 만든 티셔츠를 내놓았다. 페트병을 녹여서 만든 재활용 섬유인 ‘리젠’(Regen)과 버려진 원단 등으로 만든 ‘뉴 라이프 디자인’ 티셔츠를 통해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프로야구단인 에스케이(SK) 와이번스도 지난 5월 버리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원사 ‘에코에버’(Ecoever)를 뽑아내어 유니폼을 제작해 올 시즌 동안 8차례에 걸쳐 선수단이 착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청바지 브랜드인 리바이스도 지난여름 진행한 ‘포에버 블루 캠페인’ 행사를 열고, 7월 한달 동안 매장으로 헌 청바지를 가져오면 새 청바지 구매할 때 최대 10만원을 할인해 주고 헌 청바지로 만든 미니화분을 선물로 줬다.

국내에서 리자인 제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벤트성 제품에 그치고 제대로 된 상품이 꾸준하게 나오는 수준은 아니다. 이른바 ‘그린 시장’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관련 시장을 형성하는 데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아름다운 가게가 4명의 전문 디자이너와 손을 잡고 ‘에코 파티 메아리’라는 재활용 전용 브랜드를 내놓는 등 리자인 제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사회적 기업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다. 에코 파티 메아리에서는 버려지는 가죽 소파와 옷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이나 신발, 인형 등을 만들어 10만원이 넘는 가격대로 내놓았는데도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그 밖에 ‘터치포굿’과 ‘리블랭크’ 등 가방·의류 등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리자인을 내세운 브랜드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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