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캐주얼 확산 따라 포켓치프·머플러 등 각광
셔츠와 비슷한 색깔 멋스러워…베스트는 대비색으로
셔츠와 비슷한 색깔 멋스러워…베스트는 대비색으로
남성복 시장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최근 몇년 새 삼성, 에스케이(SK) 등 대기업들 중심으로 ‘노타이 문화’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엘지패션 타운젠트(사진)는 2009년까지 가장 많이 판매되던 슈트의 비중을 지난해 25%로 줄였고 올해는 비즈니스 캐주얼 비중을 지난해에 비해 갑절 정도 늘렸다. 제일모직 로가디스도 올해 비즈니스 캐주얼의 기본 차림인 재킷류의 물량을 30% 늘렸고, 특히 수요가 급증한 면바지류는 지난해에 비해 제품군을 50%나 확대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수요 증가와 함께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게 액세서리류다. 최근 자신을 꾸미는 데 적극적인 40대 이상 남성군을 지칭하는 이른바 ‘로엘족’이 백화점의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남성 액세서리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가방, 구두, 포켓치프 등 액세서리류 판매가 20% 늘었고, 엘지패션 타운젠트는 올해 지갑, 벨트, 가방 등 액세서리군 생산을 지난해보다 세배 이상 늘려 잡았다.
넥타이부터 구두까지 정답처럼 매뉴얼이 정해져 있는 슈트와 달리,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며 스카프, 포켓치프, 브이넥 니트 등 다양한 옷차림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게 비즈니스 캐주얼의 장점. 하지만 액세서리 활용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늘 면셔츠에 재킷, 면바지 차림이면 정장 차림보다 나이들거나 지루해 보일 수 있다는 게 부담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특히 스카프나 머플러, 베스트 등 보온성과 멋내기를 겸비할 수 있는 액세서리들이 많아 활용해볼 만하다.
스카프와 머플러는 겨울철에 멋스러운 연출을 하기 좋은 대표적인 액세서리다. 포멀한 재킷에는 캐시미어가 함유된 부드러운 소재가 좋지만 캐주얼 재킷에는 울이나 면이 섞여 있어 약간 뻣뻣하더라도 경쾌한 느낌을 주는 제품도 좋다. 세련돼 보이기 위해서는 붉은색이나 파랑, 녹색 등 색감이 너무 강렬한 원색은 피하고 은은한 멜란지 블루, 와인색, 브라운색 등을 선택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셔츠 속에 착용하는 스카프도 무난한 상하의 옷차림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조금씩 사용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튀는 컬러나 과한 패턴이 들어간 것보다는 베이지나 브라운 등 중간색이 살짝 섞여 있는 체크나 잔잔한 도트 무늬, 또는 셔츠와 비슷한 계열 색으로 살짝 밝거나 어두운 스카프를 착용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최근에는 포인트 멋내기로 포켓치프 이용도 많이 늘어났다. 포켓치프란 가슴 주머니에 꽂는 손수건류로 행커치프라고도 부른다. 포켓치프를 꽂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손수건을 네모난 형태로 접어 가슴 주머니 위로 평행하게 1㎝ 정도 나오도록 꽂는 것이다. 제일모직 로가디스 컬렉션의 이재광 상품기획자(MD)는 직장인들이 코디하기 가장 무난한 포켓치프로 “소재는 실크나 면을, 색상은 화이트를 고르는 것이 다양한 색의 재킷에 무난하게 어울려 활용하기에 좋다”고 조언했다. 조금 더 과감한 시도를 하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인트 색깔로 인기 있는 붉은색이나 체크 패턴의 포켓치프도 시선을 끌기에 좋다. 단 색이 있는 포켓치프를 쓰려면 셔츠 색과 비슷한 계열로 통일하는 것이 산만해 보이지 않는다.
베스트와 브이넥 니트는 겨울철 재킷 속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비즈니스 캐주얼 강화와 함께 색과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회색이나 베이지가 주종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와인색 등 색감이 강하거나 체크 등 무늬가 들어가는 제품이 늘어났다. 베스트를 고를 때는 셔츠와 대비되는 색을 고르는 것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셔츠가 흰 색일 경우 와인색이나 감색 베스트로 산뜻한 느낌을 더할 수 있고 반대로 셔츠가 화려할 때는 베이지나 브라운 등 기본 색이 조화를 이룬다. 반면 브이넥 니트는 셔츠보다 재킷 색과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 타운젠트의 송현옥 디자인실장은 “올해는 붉은 계통이나 네이비 등 브이넥의 색감도 전보다 강해졌으며 밝은 톤의 캐시미어 브이넥을 입으면 훨씬 더 세련되고 부드러워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검은색이나 어두운 색이면 되는 것으로 생각되던 양말도 요새는 패션 액세서리로 여겨지는 아이템 중 하나다. 바닥까지 끌리던 바지 길이가 많이 짧아지면서 양말이 노출되는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캐주얼 옷차림 중 ‘엔지’(NG)컷으로 가장 자주 꼽히는 게 ‘아저씨’용 검은색 발목양말이기도 하다. 흔히 양말은 바지색과 맞추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가장 좋은 건 셔츠와 색상 계열을 맞추는 것이다. 너무 난이도 높다고 생각들면 바지나 구두와 색상을 맞추는 것이 무난하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엘지패션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