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조류독감(AI) 여파로 고깃값이 큰폭으로 오른 가운데 설날을 일주일 앞둔 27일 낮 서울 금천구 독산동 우시장의 축산물 상가가 제수용 고기를 사려는 사람으로 붐비던 예년과 달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구제역·조류독감 여파
구제역·조류독감(AI) 등 ‘축산 악재’가 장기화하면서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한파까지 겹치면서 달걀과 생선류 값도 치솟고 있다.
2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격정보 자료를 보면, 이날 ‘돈육(돼지고기) 대표가격’(하루 전체 도매로 거래한 값을 전체 거래 중량으로 나눈 값)은 1㎏당 7137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일부터 27일까지의 돼지고기 대표가격의 평균값은 1㎏당 약 5644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평균값(1㎏당 3695원)보다 53%가량 올랐다. 올 들어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퍼지면서 살처분하는 돼지가 늘어나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전남 등 남부지역에서 퍼지고 있는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닭고기·오리고기의 값도 훌쩍 뛰었다. 대한양계협회의 자료를 보면, 26일 생닭 1마리 도맷값은 2200원으로, 한 달 전(1600원)보다 37%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달걀은 1개에 16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올랐다. 오리고기의 경우, 한국오리협회가 파악한 2㎏짜리 통오리의 도맷값은 지난 24일 현재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가량 올랐는데, 조류독감이 퍼진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2.5%나 상승했다. 이는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닭과 오리의 살처분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역마다 감염 위험을 이유로 이동을 제한하면서 정상적인 출하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달걀의 경우 한파로 인해 산란율까지 떨어지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갈치와 고등어 등 생선값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도맷값 자료를 보면, 27일 고등어의 전국 평균 도맷값은 1㎏당 4320원으로 1년 전(3124원)보다 38.2%가량 올랐다. 갈치는 1㎏당 1만6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뛰었다. 기록적인 한파로 출어 횟수가 줄면서 생선류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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