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
AK·농심·풀무원·매일유업
일본업체 손잡고 잇단 진출
일본업체 손잡고 잇단 진출
요즘 홍대 앞 등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는 한 집 걸러 이자카야라고 할 정도로 일본식 술집이 많을 뿐 아니라, 일본식 라면집이나 덮밥집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이 막걸리와 비빔밥 등 한국 음식에 맛들이고 있다면 반대로 한국인들의 입맛은 자극이 적고 깔끔한 일본 음식에 친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음식점이 호황을 누리면서 대기업들도 일본 음식 외식업 진출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에이케이(AK)플라자는 지난해 12월 일본 외식전문기업인 이시이그룹이 운영하는 카레·하이라이스 전문 브랜드 도쿄하야시라이스클럽과 업무 제휴를 맺고 이달 말 에이케이플라자 분당점에 1호점 오픈을 준비중이다. 하야시라이스는 우리에게 ‘하이라이스’라고 알려진 덮밥의 일본어 표현이다. 또 에이케이 쪽은 일본 라면 전문 식당인 이퓨도를 운영하는 치카라노모토사와도 지난달 업무 제휴를 맺고 오는 5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1호점을 문 열 계획이다. 두 레스토랑은 일본에서도 젊은 층에 인기 높은 곳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들이다.
농심은 2008년 처음으로 일본 업체와 손잡고 국내에 일본식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를 들여와 지금까지 강남점, 종로점, 대학로점(위 사진), 명동점 등 젊은 층 유입인구가 많은 지역에 8호점까지 확장했다. 부드러운 맛이 강한 일본의 가정식 카레 맛으로 인기를 얻어 1호점인 강남과 종로,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은 점심시간이면 줄을 설 정도로 반응이 좋다. 지난해 12월에는 신촌에 1호 가맹점을 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풀무원, 매일유업 등 식품업계에도 ‘일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현재 두부 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최근 일본풍 튀김 두부인 ‘고소아게’(오른쪽)에 이어 ‘간사이 어묵’을 출시했다. 두부를 살짝 튀겨 겉은 쫄깃하고 안은 본래 두부 맛으로 부드러운 고소아게는 일본 가정식 음식점 메뉴나 이자카야의 안주로 인기가 높은 데 착안해 판매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120년 역사를 지닌 일본 간사이 지방의 어묵기업 후지미츠와 기술 제휴를 맺고 개발한 간사이 어묵은 양파 맛, 두부 맛 등 어묵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일본 간사이 지방에서 맛볼 수 있던 다양한 맛으로 고급화한 제품이다.
또 지난해 말 영화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티저광고로 출시 전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던 ‘고베식당’은 매일유업이 일본 식품기업인 엠시시(MCC)와 업무제휴를 맺고 들여온 카레 기법에 냉장 유통 시스템을 도입한 냉장카레로 한국인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기존의 인스턴트 카레 제품보다 두배 이상 비싼 가격대지만 백화점, 마트 등에서 기대 이상의 판매 성적을 내고 있다. 이밖에 삼립식품은 기존 카스텔라 제품보다 우유와 달걀 함량을 높인 신제품에 카스텔라로 유명한 일본 나가사키 지명을 붙인 ‘유, 부드러운 나가사키 카스테라’를 판매중이며 도미노피자는 일본 라면에 고명으로 올라가는 돼지고기인 차슈를 토핑으로 얹은 ‘차슈차슈 피자’를 지난해 말 출시해 주력상품으로 팔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농심, 풀무원 제공
일본풍 튀김 두부인 ‘고소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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