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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한국산 ‘맛과 멋’ 베트남에 통했다

등록 2011-03-02 21:09수정 2011-03-02 21:57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베트남 고객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베트남 고객들.
롯데마트 2년만에 안착
배달·셔틀버스 특화 전략
매출 25%늘어 한해 800억
뚜레쥬르 8호점 문열어
예쁜 모양에 신선도 높아
직장 여성들 주고객층 돼
“매장이 넓고 깨끗해서 아이 데리고 오기 좋아요. 고기 등 신선식품의 질도 동네 시장보다 훨씬 믿을 만 하구요.”

지난달 23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호치민 남부지역의 롯데마트 1호점에서 만난 주부란 타오(40)씨는 일주일에 두 번씩은 이곳에서 시장을 본다고 말했다. 여행사 직원으로 남편과 맞벌이를 하면서 아들 하나를 키우며 호치민의 새도시라고 할 수 있는 푸미흥 지역에 살고 있는 란 타오씨는 최근 베트남에서 늘어나고 있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호치민 롯데마트 1호점은 2008년 말 문을 연 뒤 지난해 매출액이 2009년보다 25%가량 늘어난 800억원을 기록했다. 까르푸, 월마트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가 중도포기하고 물러나거나 아직 진출하지 못한 베트남에서 롯데마트가 개장 2년여 만에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비결은 배달서비스나 셔틀버스를 도입하는 등 다른 대형유통점과의 차별화 전략과 함께 발 빠른 현지화 전략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홍평규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장은 “한국식 마트의 세계화를 기치로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운영 방식에서 베트남식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육류의 경우 한국과 달리 직접 만져보고 확인해서 고기를 고르는 베트남인들의 구매습관을 반영해 집게로 고기를 뒤져보며 고를 수 있도록 매장을 운영한다.

국내 유통 식품 기업 베트남 진출 현황
국내 유통 식품 기업 베트남 진출 현황
사회공헌사업도 현지인들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반영한다. 지난 여름 대학입시시험을 보기 위해 시골에서 호치민에 올라온 수험생에게 시험 당일 학교 앞에서 도시락을 나눠준 행사는 현지 신문이 보도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홍 법인장은 “교육열이 높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골학생들은 대부분 끼니를 거르면서 시험을 보러 가는 실정”이라면서 “도시락 봉사활동은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베이커리 브랜드인 뚜레쥬르는 고급화 전략으로 베트남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사례다. 2007년 시내 중심가에 카페형 베이커리 1호점을 연 뚜레쥬르는 다이아몬드 플라자, 빈콩 센터 등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모이는 번화가에 8호점까지 잇달아 개장해 30~40대 직장 여성들을 주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곳에선 직원들이 오토바이 주차대행 서비스부터 구매자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빵을 집어주고 계산까지 도와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오토바이를 타고 40분간 달려 빵을 사러 왔다는 한 여성 고객은 “빵이 예쁘고 다른 곳보다 유통기한도 짧아 선물하기도 좋고 아이들 먹일 때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뚜레쥬르는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가 외국계 식품·유통기업보다 빠르게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며 씨제이(CJ)오쇼핑, 이마트 등 다른 유통기업들도 베트남 진출을 확정했거나 모색 중이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가운데서도 베트남 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까닭은 무엇보다 베트남 인구의 역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씨제이푸드빌의 남영현 베트남 법인장은 “내수 사업이 가능한 1억에 가까운 인구와 30대 미만 인구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어떤 나라보다도 크다”면서 “베트남에서 제대로 된 성공모델을 구축하면 동남아 시장 어디에서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치민/글·사진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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