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 대비 50대 이상 매출 신장률 추이
유통업체 ‘실버’ 간판 내리고 ‘시니어’로 소비층 넓혀
경제력 갖춘 은퇴세대 전용매장·홈쇼핑 상품 봇물
경제력 갖춘 은퇴세대 전용매장·홈쇼핑 상품 봇물
지난 26일 씨제이(CJ)오쇼핑은 디자이너 침구 브랜드인 ‘복’을 론칭해 첫 방송에서 준비된 2000세트를 다 팔았다. 이날 구매 고객의 절반은 50대 이상이었다. ‘복’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로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침구 브랜드 중 최고가에 속한다.
최근 경제력을 가진 50대 이상의 중·노년 소비층을 잡으려는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4년 전 8개월 정도 운영하다가 접었던 실버매장을 다음달 19일 본점 8층에 다시 문 연다. 매장 이름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칭 ‘시니어 토탈 편집숍’이다. 백발에 나이든 노인 이미지를 탈피하게 위해 유통업체들은 ‘실버’라는 표현을 피해 최근 ‘영 시니어’ 또는 ‘뉴 시니어’라는 표현을 쓴다. 이 매장을 준비중인 장태유 과장은 “예전의 실버 매장에는 의료기기나 건강관련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지금 준비하는 매장은 모자, 화장품 등 패션 상품이 60%를 차지한다”면서 “50대 이상이 백화점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각 품목군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씨제이오쇼핑도 50대 이상 소비자군을 ‘액티브 시니어’ 세대로 지칭하며 이 연령층을 겨냥한 전문 프로그램 ‘헤리티지 클럽’을 4월7일부터 방송한다. 높은 연령대의 고객들이 주로 시청하는 아침 6시에 편성했으며 방송 자막도 보통 프로그램보다 크게 넣고 진행도 차분하게 조절할 예정이다. 제품군 역시 마담 의류나 보석, 럭셔리 크루즈 여행, 실내 운동기구 등 구매력 있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관심 품목에 초점을 맞췄다.
제일모직은 여성복 브랜드 ‘르베이지’의 급성장에 힘입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시니어층 브랜드를 준비중이다. 애초 40대 이상 여성을 겨냥해 지난 2008년 선보인 ‘르베이지’는 베이지색을 기본으로 한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40~50대 뿐 아니라 30대 여성까지 아우르며 2009년 120억원, 2010년 300억원의 빠른 매출 성장을 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뉴시니어 세대의 3대 키워드’라는 보고서를 통해 건강과 자산, 적극적인 소비의욕을 가진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시대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젊음’과 ‘향수’‘자아’ 등을 이른바 ‘뉴 시니어’세대의 열쇳말로 꼽았다. 젊게 보이고 싶고, 유·청년 시절에 즐겼던 문화에 향수가 있으며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이들 세대를 움직인다는 말이다. ‘안티에이징’ ‘다운에이징’ 등을 강조한 백화점의 고가화장품 매장에서 전체 매출의 30~40%를 50대 이상이 차지하고, 최근 백화점 매출 1위 분야인 아웃도어 상품군에서 50대 고객층 구매 비율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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