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비만 1억원…‘비싼 결혼식’ 뜨고
조선호텔 새 웨딩상품 ‘원’ 내놔…초호화 더라움은 6월 예약 마감
지난 1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새로운 웨딩브랜드 ‘원’(사진)의 출시를 앞두고 브이아이피(VIP)고객과 웨딩업계 관계자 200여명을 초청해 웨딩 페어를 열었다. 올 초부터 대규모로 새단장한 연회장을 공개하고 330㎡ 규모의 프리뷰룸도 선보였다. 샘플로 놓인 테이블 세팅과 꽃 장식 등을 직접 골라 3차원(3D) 화면으로 시뮬레이션해서 보여준다. 작은 주방까지 갖춰 접대 음식까지 현장에서 맛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북적이고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호텔을 비롯해 고가의 결혼시장이 활황이다. 연예인 결혼식 등으로 주목받은 일부 호텔은 연회장 예약의 절반이 결혼식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선호텔처럼 비즈니스 중심이었던 특급 호텔들도 웨딩 사업을 강화하고 나서는 추세다. 롯데호텔 서울과 서울 신라호텔 등은 차별화를 위해 외국의 유명 스타일리스트 등과 협업을 하고 있으며, 조선호텔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교포 웨딩 플래너 정 리씨와 함께 꽃 장식과 조명, 음식 등 결혼식 내용 전반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달 초에는 ‘상위 0.1%를 위한 캐슬 웨딩’을 내건 ‘더 라움’이 서울 역삼동에 문 열었다. 고급빌라 등을 건설해온 트라움하우스가 20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이곳은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부르고뉴산 석재를 이용해 외관을 만들었고, 전문 바로크합주단이 결혼식 연주를 담당하고 피로연 음식도 푸아그라, 캐비아 등 최고가 제품이 제공된다. 예식비용이 최소 1억원 이상 들어가는데도 6월 예약은 모두 마감됐다. 지난 3월 송파구에 ‘아펠가모 웨딩홀’을 차린 씨제이(CJ)엔시티도 호텔급 웨딩 브랜드를 중비중이다.
성자영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연회예약실장은 최근 호텔 결혼의 트렌드를 ‘미니멀 앤 퍼스널’로 꼽았다. 예전에는 호텔 결혼식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과시용으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게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초대인원을 줄이는 대신 음식과 꽃 장식 등을 직접 골라 맞춤형 결혼식을 진행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또 ‘결혼식은 주말 낮’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평일 저녁 결혼식도 늘어나고 있다. 호텔들은 평일이나 예약이 몰리지 않는 토요일 오전 결혼식 예약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웨딩 패키지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7~8월 웨딩 고객을 대상으로 음료 10% 및 하객 테이블 꽃 장식 20% 할인 혜택과 환영 리셉션을 무료로 제공하며 제이더블유(JW)메리어트는 일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오전 11시에 결혼하는 고객에게 특별 가격으로 메뉴를 제공한다.
김은형 기자, 사진 웨스틴조선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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