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의 굴욕, 소비자는 신났네

대형마트 파격 할인행사
‘삼겹살보다 저렴’ 30배 팔려
“9월까지 한우값 하락 지속”

대형업체들이 연휴를 맞아 선보인 ‘삼겹살보다 싼 한우’가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는 “연휴가 시작되는 4일 하루동안 전국 매장에서 1등급 한우 등심이 47t, 한우 국거리·불고기가 103t 팔렸다”면서 “한우 등심은 평소 주말 판매량 1.5t에 비해 30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고 국거리·불고기 역시 평소보다 15배 이상 판매됐다”고 6일 밝혔다. 이마트는 최근 들어 수요가 줄어드는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전국한우협회와 공동으로 지난 4일 하루동안 1등급 한우 등심을 정상가보다 30%가량 싼 3220원(100g)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가격은 백화점에서 파는 일반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녹차 삼겹살, 흑돈 삼겹살 등 브랜드 삼겹살 가격보다 g당 최대 200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최근 삼겹살 값이 뛰면서 불고기·국거리 등 한우 가운데 비인기 부위의 가격이 삼겹살값을 밑도는 역전현상이 일어난 적은 있으나, 대형마트에서 1등급 한우 등심 부위를 삼겹살보다 싸게 내놓은 건 처음이다.

앞서 롯데마트도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까지 사흘간 2등급 암소 등심을 평소보다 38%가량 싼 3600원(100g)에, 한우 국거리·불고기를 2000원(100g)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어, 전 주말에 견줘 각각 4배, 10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대형마트의 한우 파격할인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우 사육 마리수가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수급을 맞추는 한우 사육마리수를 220만~250만마리로 잡고 있지만, 현재 한우 사육마리수는 280만마리에 이른다. 특히 구제역 발생 당시 이동제한으로 출하되지 못했던 대기물량들이 이달부터 8월까지 집증적으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한우값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 관계자는 “9월까지는 한우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석 명절 때쯤 평년 가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