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최근 건축제한 완화
서울시와 공공기여 등 협상 잘되면 ‘재개발’
서울시와 공공기여 등 협상 잘되면 ‘재개발’
최근 증권사를 중심으로 현재 120만원대를 오르내리는 롯데칠성음료의 목표가를 200만원으로 높여잡는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 롯데칠성 보유 부지 재개발 사업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마침 지난주 서초역에서 강남역에 이르는 지역의 건축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 지역을 상업지구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지역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이 지역은 과연 강남지역 유통 지도를 다시 그리게 될까?
■ 삼성타운 두 배 면적 이 지역은 1976년 롯데칠성음료 공장으로 지어졌다가 2000년 공장 이전과 함께 물류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면적만 4만3438㎡에 이르는 이곳은 강남역 근처인 서초동 진흥아파트와 서운중학교 사이에 자리잡고 있으며, 100m 거리에 있는 삼성타운(2만4000㎡)보다도 두 배나 넓은 금싸라기 땅이다.
이곳의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자산개발 쪽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제3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된 용도 변경을 위한 관계 법령 정비 등에 묶여, 재개발 사업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롯데 쪽이 제출한 사업제안서에는 지상 55층 규모에 연면적 37만9349㎡의 복합단지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물론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 통과됐다고 해서 모든 걸림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와 토지소유자가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해야 하는 조건이 달려 있는 탓이다. 현재 서울시는 예전에는 부지를 기부하는 방식에만 한정됐던 ‘공공기여 방식’을 도서관이나 보육시설 등 건축물 기부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의 ‘서울시 도시계획조례’를 마련해 이달 중 시의회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 강남 지역 최대 매출 마트 될 수도 단연 관심은 이 지역 개발제한 빗장이 풀릴 경우 어떤 업체가 들어설 것인가다. 애초 롯데 쪽은 내부적으로 이 지역에 롯데 제2에비뉴엘관을 비롯한 백화점이 들어서는 것으로 구상했으나, 현재 이 계획은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위치가 위치인 만큼 복합몰이 들어가겠지만 제2에비뉴엘관은 제2롯데월드에 들어가기로 이미 결정됐고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과 상권이 겹쳐 백화점 입점 가능성은 낮다”며 “롯데마트 등 다른 쇼핑 시설들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이 지역에 들어설 경우 강남3구 지역의 유통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강남·서초 지역에 출점된 곳이 한 곳도 없다. 강남구에는 아예 대형마트가 한 곳도 없고, 서초구에는 이마트 양재점이, 송파구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한 곳씩 입점해 있다. 이 지역은 양재동 이마트에 견줘 입지 조건이 훨씬 유리한 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양재동 이마트는 주변에 주거지역이 없고 매장 규모 역시 1만㎡로 중간 규모임에도 매출규모에서 전체 이마트 가운데 상위 10%에 들어간다”며 “구체적인 개발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만약 입점하게 되면 매출 규모는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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