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급감 가격 못 정해
한우·와인은 10%대 하락
한우·와인은 10%대 하락
올해 추석에는 과일과 굴비가 ‘귀한 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절 선물세트의 대표격인 사과와 배의 경우 폭우와 태풍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나쁜데다 추석 날짜도 평년보다 열흘 이상 빨라 수확량이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알이 굵은 대과의 경우엔 생산량이 5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예약판매를 위한 추석선물세트 판매책자를 제작하면서 과일세트 상품은 가격을 기재하지 못하고 ‘시세 기준’이라고 표시했다.
굴비 가격도 껑충 뛸 것으로 주요 백화점과 마트 쪽은 예상한다. 원어인 조기 어획이 급감한데다 굴비를 만드는 데 쓰는 천일염마저 일본 대지진 사태 이후 구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옥돔세트 역시 30% 이상 값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굴비 대신 김이나 고급 멸치 등 수산물 선물세트의 종류를 늘려 선택 폭을 넓힐 계획이다.
반면 고가 선물세트의 대명사였던 한우의 문턱은 다소 낮아졌다. 사육 마릿수가 늘어나면서 추석 선물용으로 쓰이는 한우 값은 지난해보다 10~15% 낮아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추석용 한우·갈비 물량을 지난해보다 40%나 늘려 9만세트를 준비했다. 이마트도 냉동갈비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30% 정도 늘렸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값이 5~15% 싸진 유럽산 포도주도 올해 유통업체들의 ‘강추’ 품목이다. 롯데백화점은 관세 혜택을 본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포두주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
최원일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올해 추석은 평년보다 2주나 앞당겨지면서 상품성 좋은 과일 확보와 신선도 유지가 선물세트 준비의 핵심이 됐다”며 “과일의 대체 선물세트 확보를 위해 중저가 한우나 와인 선물세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신선도 유지를 위한 포장재 개선 및 배송차량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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