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체 상위 15개사 평균
6년 순이익 48% 본사 배당
기부는 달랑 0.32% ‘인색’
6년 순이익 48% 본사 배당
기부는 달랑 0.32% ‘인색’
국내 명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업체들이 국내 발생 수익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재벌닷컴이 한국에 진출한 명품업체 매출 상위 15개사의 2005~2010년까지 재무제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 이 기간 이들 업체가 남긴 전체 순이익은 7533억원이었다. 여기서 절반에 가까운 3533억원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해 47.9%를 대주주인 해외 본사가 고스란히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매출 상위 15개사의 같은 기간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평균 11.6%였다.
특히 화장품 수입회사인 시슬리코리아는 이 기간 순이익 430억원 중에서 86.4%인 371억원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742억원의 86.3%인 640억원을 각각 프랑스와 독일 본사 배당금으로 보냈다. 베엠베(BMW)코리아도 순이익 1170억원의 60%인 702억원을 대주주인 베엠베홀딩스에 배당했다. 명품 업체 가운데 순이익 1위인 루이비통코리아는 1332억원 중 37.5%인 500억원을 프랑스 본사인 루이비통말레티가 가져갔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05년 89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273억원으로 4배 넘게 뛰면서, 같은 기간 순이익이 41억원에서 400억원으로 10배나 늘어났다.
높은 비율의 수익 송금과 달리, 기부금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15개 기업이 지난 6년 동안 국내에 낸 기부금 총액은 23억7000만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0.32%였다. 베엠베코리아가 15억원을 기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1억원 안팎으로 지극히 낮았다. 고가의 보석을 판매하는 불가리코리아와 시계수입업체인 스와치코리아는 기부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617억원의 순이익을 챙긴 프라다는 2005년 76만원을 기부한 게 전부였다.
500억원의 배당금 가운데 0.2%인 1억원을 기부한 루이비통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전세계 소외 어린이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적절한 파트너를 찾지 못해서 늦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명품매출 상위 15개사의 매출액은 명품 선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05년 1조4228억원에서 지난해 3조8727억원으로 2.7배가량 늘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662억원에서 2364억원으로 3.6배 증가했다. 루이비통에 이어 명품 매출 2위로 알려진 샤넬은 유한회사로 실적 공개를 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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