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루이뷔통이 인천공항에 세계 최초로 공항내 면세점을 문 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브 카셀 루이뷔통 회장, 이채욱 인천공항공사 사장, 장 밥티스트 드뱅 루이뷔통아시아태평양 사장(사진 왼쪽부터)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루이뷔통코리아 제공
앞으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겐 신라면세점 안에 들어선 루이뷔통 매장이 인천공항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루이뷔통 인천공항 매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사장의 롯데면세점이 입점을 둘러싸고 한판승부를 벌여, ‘재벌가 딸들의 전쟁’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10일 공항 면세점으로는 세계 최초로 문을 연 루이뷔통 인천공항 면세점은 이미 예고했던 대로 인천공항 최고 중심부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출국심사대와 면세품 인도장, 환승 엘리베이터 등 승객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장소들과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매장 넓이(550㎡)도 단독 브랜드 면세점의 서너 배에 이른다. 넓은 공간의 외벽 전체를 루이뷔통 모노그램 무늬 백색 조명으로 장식한 탓에, 다른 면세점들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남성 용품’과 ‘여성 용품’, 그리고 가운데 ‘여행 용품’ 섹션으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이곳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만 100명으로, 백화점 대형매장보다도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날 면세점 개장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브 카셀 루이뷔통 회장은 “그동안 공항 면세점 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제약조건이 많아서 적절한 파트너를 찾지 못했는데, 인천공항공사와 호텔신라가 많은 것들을 해결해줬다”면서 “인천공항은 규모나 수준에서 자격을 갖췄으며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외국인 이용자도 많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셀 회장은 또 “영어와 중국어 또는 일본어에 능통한 100명의 직원이 있어 1대1 서비스라는 판매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네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시장에서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하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장 밥티스트 드뱅 아시아태평양 부문 사장은 “재정적 후원은 쉽지만 중요한 건 지속성”이라며 “루이뷔통 직원들은 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현욱 루이뷔통코리아 회장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가격 인하요인이 생긴 건 맞지만 소재 가격 인상 등의 요인도 있으므로 오히려 가격을 올려야 할 상황”이라고 말해, 조만간 가격인하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면세점 개장식에는 루이뷔통 경영진 말고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채욱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사장은 카셀 회장과 함께 매장을 둘러본 뒤 서둘러 매장을 빠져나갔다.
인천/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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