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농심’
‘과장광고’ 신라면블랙 퇴출때
꼬꼬면·나가사끼짬뽕 돌풍 커피믹스 ‘동서식품’
남양유업 점유율 10% 넘자
말썽된 프림 성분 교체 나서 마시는 식초 ‘대상’
샘표와 어느새 5:3 양강구도
전문가 “소비자 취향 간과” ‘만년 1등의 굴욕?’. 농심(라면), 동서식품(커피믹스), 대상(마시는 식초) 등 식품업계 절대강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각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50%를 훌쩍 넘기는 이들 업체는 후발 주자들의 역습에 만년 1등 기업의 이미지가 흔들리는데도 정작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마냥 무시하기도, 그렇다고 정색하고 대응에 나서기도 어려운,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진 것이다. ‘스타일 구기기’로 최근 입길에 가장 많이 오르는 기업은 단연 농심이다.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던 야심작 ‘신라면 블랙’이 매출 부진으로 시장에서 조기 퇴출당한 터에, 때마침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이 매진 사례를 빚으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기가 묘하게 맞물리면서 마치 경쟁에 밀린 듯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여기에다 최근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마저 무서운 매출 신장세를 보여 절대강자 이미지에 빛이 바래고 있다. 이마트의 라면 판매량을 기준으로, 꼬꼬면 점유율은 지난달 2.6%에서 이달엔 6.1%로 높아졌다. 나가사끼 짬뽕 점유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9.7%로 뛰었다. 하지만 농심은 체면상 강력한 맞대응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단일제품으로 국내 라면 시장 1위인 ‘신라면’의 점유율만 해도 여전히 30%를 넘는다. ‘너구리’‘짜파게티’ 등 다른 품목까지 합하면 농심의 점유율은 60%를 웃돈다. 농심 관계자는 “정체돼 있던 라면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점에서 타업체의 선전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면서 “아직은 점유율 자체가 미미한데다 6개월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대응책을 마련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이 함유된 프림 성분 논란을 주도적으로 일으키며 동서식품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남양유업의 거센 도전을 애써 무시해오던 동서식품의 분위기도 지난 7월 남양유업의 점유율이 10%를 넘어선 뒤부터는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동서식품은 겉으로는 아직도 “영향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지난달 말에는 논란이 된 프림 속 카제인나트륨을 천연성분으로 교체하고 나섰다. 지난 2005년 국내에는 없던 마시는 식초 시장을 개척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상도 지난해부터 샘표식품의 거센 추격을 받는 처지가 됐다. 샘표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지난 7월 기준으로 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50%대의 대상과 엄연히 양강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상 관계자는 “대형할인점에서는 샘표가 많이 따라왔지만 도소매점 등 전체 시장에서는 홍초가 40%포인트가량 앞서고 있어 맞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김민정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시장지배적인 업체들이 1위 자리에 안주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취향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섣불리 실적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과장광고’ 신라면블랙 퇴출때
꼬꼬면·나가사끼짬뽕 돌풍 커피믹스 ‘동서식품’
남양유업 점유율 10% 넘자
말썽된 프림 성분 교체 나서 마시는 식초 ‘대상’
샘표와 어느새 5:3 양강구도
전문가 “소비자 취향 간과” ‘만년 1등의 굴욕?’. 농심(라면), 동서식품(커피믹스), 대상(마시는 식초) 등 식품업계 절대강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각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50%를 훌쩍 넘기는 이들 업체는 후발 주자들의 역습에 만년 1등 기업의 이미지가 흔들리는데도 정작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마냥 무시하기도, 그렇다고 정색하고 대응에 나서기도 어려운,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진 것이다. ‘스타일 구기기’로 최근 입길에 가장 많이 오르는 기업은 단연 농심이다.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던 야심작 ‘신라면 블랙’이 매출 부진으로 시장에서 조기 퇴출당한 터에, 때마침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이 매진 사례를 빚으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기가 묘하게 맞물리면서 마치 경쟁에 밀린 듯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여기에다 최근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마저 무서운 매출 신장세를 보여 절대강자 이미지에 빛이 바래고 있다. 이마트의 라면 판매량을 기준으로, 꼬꼬면 점유율은 지난달 2.6%에서 이달엔 6.1%로 높아졌다. 나가사끼 짬뽕 점유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9.7%로 뛰었다. 하지만 농심은 체면상 강력한 맞대응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단일제품으로 국내 라면 시장 1위인 ‘신라면’의 점유율만 해도 여전히 30%를 넘는다. ‘너구리’‘짜파게티’ 등 다른 품목까지 합하면 농심의 점유율은 60%를 웃돈다. 농심 관계자는 “정체돼 있던 라면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점에서 타업체의 선전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면서 “아직은 점유율 자체가 미미한데다 6개월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대응책을 마련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이 함유된 프림 성분 논란을 주도적으로 일으키며 동서식품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남양유업의 거센 도전을 애써 무시해오던 동서식품의 분위기도 지난 7월 남양유업의 점유율이 10%를 넘어선 뒤부터는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동서식품은 겉으로는 아직도 “영향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지난달 말에는 논란이 된 프림 속 카제인나트륨을 천연성분으로 교체하고 나섰다. 지난 2005년 국내에는 없던 마시는 식초 시장을 개척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상도 지난해부터 샘표식품의 거센 추격을 받는 처지가 됐다. 샘표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지난 7월 기준으로 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50%대의 대상과 엄연히 양강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상 관계자는 “대형할인점에서는 샘표가 많이 따라왔지만 도소매점 등 전체 시장에서는 홍초가 40%포인트가량 앞서고 있어 맞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김민정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시장지배적인 업체들이 1위 자리에 안주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취향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섣불리 실적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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