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정위기로 비용 압박
롯데·신세계 등 주요 대형 유통업체들이 매출 성수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대내외 악재가 잇따라 겹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야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5일 롯데그룹은“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환율 급등과 유통업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압박 등이 겹치면서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긴축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 유통 계열사들은 당분간 판촉비와 광고비, 접대비 등 소모성 경비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신세계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나섰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글로벌 재정위기가 내수 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위기감을 느낀다”며 “길게는 내후년까지 비용절감 대책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역시 광고비나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기업 운영 전반을 총점검해 비용지출을 두 자리 수로 줄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달부터 12월까지는 통상적으로 백화점 매출이 최고조에 이르는 매출 성수기라는 데 있다. 이 기간 매출이 백화점 연간 매출의 30%를 넘는 편이다. 그만큼 광고홍보비용 씀씀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실무진의 고민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10월 가을 정기세일부터 시작해 12월 겨울 세일로 이어지는 기간이 백화점으로서는 판촉활동 및 매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때”라며 “말 그대로 대목을 앞두고 판촉활동이 위축되면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비용절감을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12월 중 김포공항 롯데몰과 경기도 파주 아웃렛, 온라인 프리미엄몰 오픈 등 올해 최대 역점 사업이 몰려 있는 롯데는 특히 비용지출 축소에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웃렛 등 새롭게 문 여는 쇼핑몰의 홍보나 판촉 규모를 줄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출장이나 사무실 운영경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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