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기자의 뒤집어보기
손에 들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이동전화 사용이 습관화하면서 몇 발짝 움직이면 되는 곳에 유선전화를 두고도 이동전화로 전화를 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화기 있는 곳까지 가는 게 귀찮아 이동전화를 꺼내든다. 또 전화를 걸 때 상대의 집이나 사무실 전화번호가 아니라 이동전화번호를 먼저 누른다.
소비자 행태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마케팅인사이트가 최근 이동전화 이용자 9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동전화 이용행태를 보면, 이런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동전화 이용자들은 하루 평균 16.1번 통화를 한다. 7.5번은 전화를 걸어서, 8.6번은 걸려온 전화를 받아 통화한다.
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집에서의 전화 이용 행태다. 이동전화 이용자들은 집에서 통화할 때도 이동전화를 더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의 통화 가운데 51%가 이동전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집에서 거는 전화의 45.7%를 이동전화로 걸고, 응답자의 17.4%는 집에서도 대부분의 통화를 이동전화로 하고 있다.
이동전화를 이용하면 편하다. 손에 들려 있거나 주머니에 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움직이면서 통화할 수 있고, 이동전화 저장된 전화번호를 이용하기도 편하다. 블루투스 기술이 채용된 이동전화 사용자는 무선 헤드셋을 이용해 이동전화를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둔채로 통화할 수도 있다.
대신 비싼 통화료를 물어야 한다. 현재 유선전화 가입자끼리 통화하면 3분당 39원(시내통화 기준)의 통화료를 낸다. 이동전화로 걸면 10초당 18(케이티에프·엘지텔레콤)~20(에스케이텔레콤)원(표준요금 기준)을 내야 한다.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 걸 때는 10초당 14.5원을 낸다.
상대가 유선전화 가입자인 경우, 이동전화로 걸면 유선전화로 걸어 통화할 때보다 9배 가까이 비싼 통화료를 무는 셈이다. 상대가 이동전화 가입자일 때도, 유선전화로 걸면 이동전화를 이용할 때에 비해 통화료를 24%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요금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집에서도 당연히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반면 통화료를 절약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유선전화를 사용해야 한다. 연락처를 받을 때도 유선전화와 이동전화 번호를 함께 받아 먼저 유선전화번호로 통화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통신요금은 이런 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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