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기능 간추려 20만원대로
‘논술용’ · ‘아빠업무용’ 내세워
개인용컴퓨터(PC)의 ‘가격파괴’가 계속되고 있다. 피시 한 대 값이 올 초 이동전화 가격 밑으로 내려간데 이어 이제는 엠피3 플레이어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트북 컴퓨터도 유명업체 신제품이 100만원대로 내렸고, 보급형 제품은 100만원 아래 가격에도 판매되고 있다.
책상 위에 놓고 쓰는 데스크톱 피시는 20만원(이하 본체 기준)대 가격표를 단 것도 나왔다. 보급형 부품을 사용하고, 필요한 기능만 넣는 방법으로 값을 낮췄다. 3차원 게임과 고화질 영상을 즐기기에는 미흡하지만, 인터넷 이용이나 문서 편집 등 다른 용도로 쓸 때는 불편함이 없다.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쓰거나 인터넷 수능강의 이용에 적합하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의 피시 가격파괴는 꼭 필요한 성능과 기능을 싼 값에 사용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해 이뤄지고 있다”며 “따라서 대부분 20만~50만원대의 피시에는 ‘논술용’ 내지 ‘아빠 업무용’이란 문구가 달리는 유행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델이 지난해말 99만원짜리 노트북을 내놔 노트북 가격을 100만원 밑으로 떨어트리는 ‘델 효과’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100만원 이하 가격표를 단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비엠의 피시사업을 인수한 레노버까지 저가전략을 펴 노트북 가격인하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레노버는 ‘싱크패드’ 가격을 100만원대 초반까지 내렸다.
후지쯔와 도시바 등의 고급 브랜드 노트북도 가격을 앞다퉈 내리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인텔의 최신 소노마 칩을 채용한 노트북(라이프북)을 부가세를 포함해 109만원에 내놨다. 성능은 높이면서 값은 낮췄다. 도시바코리아도 최신 노트북(새틀라이트)의 온라인 판매가를 119만원으로 10만원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에도 100만원 이상의 가격표를 다는 게 부담스럽다”며 “가격파괴가 조금 더 진행되면, 성능과 기능에서 기존 노트북의 개념이 파괴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이미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노트북 가운데 70%는 100만원대 초반, 15%는 100만원을 밑도는 가격표를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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