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부터)‘이너비 아쿠아리치’, ‘청윤진 엘 리바이탈 자윤’, ‘슈퍼콜라겐’, ‘보우미 브라이트업’
이른바 ‘먹는 화장품’(이너뷰티)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화장품은 바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먹는 화장품을 바르는 화장품의 보완재 혹은 피부 미용에 더 효과적인 제품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씨제이(CJ)제일제당이 추산한 자료를 보면, 먹는 화장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0년 500억~600억원에서 지난해 1500억원대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 화장품은 피부건강이나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특정 성분을 함유한 캡슐·알약·음료 등의 제품으로, 바르는 화장품보다 더 피부 깊숙이 침투해 수분이나 영양성분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먹는 화장품으로 많이 불리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으로는 바르는 제품이 아니어서 실제로는 화장품이 아니라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있다.
사실 먹는 화장품은 10년 전인 2002년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이 업계 최초로 관련 제품을 내놨지만 별 관심을 받지 못했고, 이후 이렇다 할 후속 제품도 출시되지 않아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다. 먹는 화장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씨제이제일제당이 2009년 ‘이너비’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부터다. 이너비는 뛰어난 수분 저장 능력을 지녀 ‘수분탱크’라고도 불리는 히알루론산을 함유하고 있다.
이너비는 출시 초기 월 매출 2억~3억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 50억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매출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씨제이제일제당 쪽은 지난해 7월 나온 음료 형태 제품 ‘이너비 잇뷰티’와 지난해 말 피부 보습 성분을 강화해 내놓은 ‘이너비 아쿠아인앤온’, ‘이너비 아쿠아리치’ 등 프리미엄급 제품이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안에 피부 타입별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해 먹는 화장품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인 씨제이제일제당이 한발 앞서 먹는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자, 화장품 업계의 전통 강자인 아모레퍼시픽과 엘지(LG)생활건강도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며 3파전 구도를 만들었다. 씨제이제일제당이 피부 보습에 효과가 있는 히알루론산을 함유한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면, 아모레퍼시픽은 피부 탄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콜라겐’을 내세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비비(VB)프로그램의 ‘슈퍼콜라겐’은 꾸준히 섭취할 경우, 피부 진피층의 70%를 차지하는 피부 주요 구성 성분인 콜라겐 보충과 생성에 도움을 주는 먹는 화장품이다. 엘지생활건강의 ‘청윤진 엘 리바이탈 자윤’은 비오틴·비타민·칼슘을 주원료로, 일본산 진주분말·엘라스틴·쌀배아 추출물을 부원료로 해 만든 알약 형태의 제품으로, 하루 3번 섭취하면 몸속 에너지 대사와 피부 개선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
이들뿐 아니라 광동제약(제품명 뷰티퀸), 현대약품(미에로 뷰티) 등 제약회사와 풀무원건강생활(홍윤생), 롯데헬스원(스킨파이브), 대상웰라이프(더 뷰티 에이치-프로젝트) 등 건강식품회사들까지 뛰어들어 먹는 화장품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성분이 아니라 독특한 제형으로 눈길을 끄는 제품도 있다. 케이티앤지(KT&G)의 자회사인 케이지씨(KGC)라이프앤진의 생활한방스토어 브랜드인 보움이 최근 내놓은 ‘보우미 브라이트업’은 레몬맛 젤리 형태의 제품이다.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기 전·후에 섭취하면 폴리페놀 성분이 피부 진피층까지 도달해 피부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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