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일본 빵 명장이 전하는 동네빵집 생존법
“자신만의 빵에서 최고 풍미 내야”
“자신만의 빵에서 최고 풍미 내야”
거세지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공세에 ‘동네 빵집’이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전국의 중소 빵집들이 모여 결성한 대한제과협회와 중소기업청은 22~24일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에서, 빵집에서 구워내는 ‘수제빵’의 우수성을 알리는 ‘2012 대한민국 동네빵집 페스티벌’을 열었다. <한겨레>는 22일 페스티벌의 강연을 맡아 한국을 찾은 프랑스 제빵 명장 도미니끄 정띠(50)와 일본의 제과 장인 기무라 시게카츠(49)로부터 전에 없는 경쟁 속에 놓인 동네 빵집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빵에 대한 철학’을 들었다.
도미니끄 정띠 프랑스 제빵 명장
빵집은 사랑방 같은 곳
일상적으로 즐기는 빵
보기에도 아름다워야 인터뷰 중에도 유쾌하게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던 도미니크 정띠 명장은 프랜차이즈 빵집 진출로 전통 빵집이 문 닫는 한국의 사례에 대해 “프랑스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에서 ‘블랑제리’(빵집)는 우체국이 몇시에 문을 여는지 따위의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는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사람들과 그런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늘 거기에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문화적으로 정착되었어요.” 대대로 빵을 만들어온 가문에서 태어난 정띠는 아버지를 따라 14살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올해 24살인 그의 아들도 제빵업계 일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통 빵집에서 15년 동안 일하고, 지금은 ‘파리제빵제과학교’에서 후진을 기르고 있는 그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서울 거리를 걸었는데 수백미터마다 빵집이 있더군요. 한국은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빵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이 확실한 고객층을 잡아야 합니다. 제빵 기본기는 물론이고, 사업면에서 어떤 기계를 쓸 지, 고객층은 누구고, 재정 계획은 어떻게 할 지도 개업 전에 미리 세워야죠.” 36년 동안 빵을 만들어왔지만 지금도 눈 뜨고 있을 때는 늘 빵을 생각한다는 정띠는 수제빵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첫째는 자신의 빵에서 항상 최고의 풍미를 낼 것, 둘째 보기에 아름다울 것, 셋째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빵을 찾고 그 빵은 꼭 잘 만들도록 연마할 것, 넷째 제빵사 본인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무라 시게카츠 일본 제과 명인
값 낮추고픈 유혹 와도
재료만은 양보해선 안돼
그러면 손님들 결국 돌아와 직접 빵과 과자를 만드는 방법을 시연해 보이는 강연 직후 인터뷰에 응한 기무라 시게가츠 제과 장인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 혀 있었다. 그는 한국의 동네 빵집이 마주한 위기를 금방 이해했다. “일본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편의점에서 저렴한 빵 제품들을 팔면서 동네 빵집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무라는 “결코 가격 경쟁으로는 이길 수 없다”면서 ‘제품의 질’과 ‘새로운 서비스’를 대응책으로 내놨다. 질에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재료’다. “아무리 가격을 낮추고 싶은 유혹이 있어도 재료만은 양보해선 안됩니다.” 서비스는 손님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면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이렇게 관계를 쌓은 손님들은 잠시 한 눈을 팔더라도 결국 돌아오게 됩니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라 비에이유 프랑스’라는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일본 케이원(K1) 격투기 선수였던 기무라는 호텔 제과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뒤늦게 제과의 길로 들어섰다. 23살이던 1986년, 프랑스에 유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고, 1997년 일본에 돌아와 자신의 제과점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중이다. 그는 현재 ‘일본양과자협회’에서 공인기술자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 8년 전 부산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한국 방문인 그는 “제과·제빵의 길을 걷는 이라면 ‘넘버원(no.1)’이 아니라 ‘온리원(only 1)’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위의 선배들은 ‘맛있게만 만들면 돼’라고 했지만 요즘 그런 방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자기 제품의 독특함을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으면 동네빵집은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대한제과협회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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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은 사랑방 같은 곳
일상적으로 즐기는 빵
보기에도 아름다워야 인터뷰 중에도 유쾌하게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던 도미니크 정띠 명장은 프랜차이즈 빵집 진출로 전통 빵집이 문 닫는 한국의 사례에 대해 “프랑스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에서 ‘블랑제리’(빵집)는 우체국이 몇시에 문을 여는지 따위의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는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사람들과 그런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늘 거기에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문화적으로 정착되었어요.” 대대로 빵을 만들어온 가문에서 태어난 정띠는 아버지를 따라 14살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올해 24살인 그의 아들도 제빵업계 일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통 빵집에서 15년 동안 일하고, 지금은 ‘파리제빵제과학교’에서 후진을 기르고 있는 그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서울 거리를 걸었는데 수백미터마다 빵집이 있더군요. 한국은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빵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이 확실한 고객층을 잡아야 합니다. 제빵 기본기는 물론이고, 사업면에서 어떤 기계를 쓸 지, 고객층은 누구고, 재정 계획은 어떻게 할 지도 개업 전에 미리 세워야죠.” 36년 동안 빵을 만들어왔지만 지금도 눈 뜨고 있을 때는 늘 빵을 생각한다는 정띠는 수제빵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첫째는 자신의 빵에서 항상 최고의 풍미를 낼 것, 둘째 보기에 아름다울 것, 셋째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빵을 찾고 그 빵은 꼭 잘 만들도록 연마할 것, 넷째 제빵사 본인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값 낮추고픈 유혹 와도
재료만은 양보해선 안돼
그러면 손님들 결국 돌아와 직접 빵과 과자를 만드는 방법을 시연해 보이는 강연 직후 인터뷰에 응한 기무라 시게가츠 제과 장인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 혀 있었다. 그는 한국의 동네 빵집이 마주한 위기를 금방 이해했다. “일본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편의점에서 저렴한 빵 제품들을 팔면서 동네 빵집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무라는 “결코 가격 경쟁으로는 이길 수 없다”면서 ‘제품의 질’과 ‘새로운 서비스’를 대응책으로 내놨다. 질에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재료’다. “아무리 가격을 낮추고 싶은 유혹이 있어도 재료만은 양보해선 안됩니다.” 서비스는 손님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면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이렇게 관계를 쌓은 손님들은 잠시 한 눈을 팔더라도 결국 돌아오게 됩니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라 비에이유 프랑스’라는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일본 케이원(K1) 격투기 선수였던 기무라는 호텔 제과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뒤늦게 제과의 길로 들어섰다. 23살이던 1986년, 프랑스에 유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고, 1997년 일본에 돌아와 자신의 제과점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중이다. 그는 현재 ‘일본양과자협회’에서 공인기술자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 8년 전 부산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한국 방문인 그는 “제과·제빵의 길을 걷는 이라면 ‘넘버원(no.1)’이 아니라 ‘온리원(only 1)’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위의 선배들은 ‘맛있게만 만들면 돼’라고 했지만 요즘 그런 방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자기 제품의 독특함을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으면 동네빵집은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대한제과협회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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